민주당 노무현(盧武鉉) 이인제(李仁濟) 후보는 5일 밤 경인방송 주최 TV토론에서 노후보의 ‘메이저 언론 국유화’발언 진위 여부 등을 놓고 격한 공방을 벌였다.정동영(鄭東泳) 후보도 중간자적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했다.
사회자=노 후보는 메이저 언론 국유화 얘기를 한 일이 있는가.
노=그런 말을 한 일이 없다. 그런 생각을 가져본 일도 없다. (발언을 했다는) 그 날 술을 조금 했지만 아무리 술을 먹었어도 어딘가 생각이 있어야 얘기가 나오는 법인데 사실과 전혀 다르다.
이 후보가 어제 대구 토론회에서 그 자리에 참석했던 기자들에게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는데 내가 알아본 바로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국유화 얘기는 엄청난 것이다. 그 말이 맞다면 아마 누구라도 그 때 보도했을 것이다. 전혀 근거도 없고 사리에 맞지도 않는 것을 일부 언론이 어마어마하게 보도하는 상식 밖의 일을 하고 있다.
정=동아일보를 폐간 하겠다는 노 후보의 말을 들은 기자가 있다는데.
노=대통령이 되면 언론을 폐간 할 수 있나. 상식 밖의 일이다. 불가능한 일을 얘기했을 때 그것을 그대로 믿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이상한 것이다. 군사쿠데타를 하기 전에는 내가 어떻게 언론을 국유화하고 폐간 할 수 있는가.
사회자=동아일보 폐간 얘기를 술기운에라도 한 일이 있나.
노=없다. 국유화 문제는 절대로 얘기한 사실이 없다. 동아일보 폐간 얘기는 어떤 기자가 들었다고 하는데 인간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나도 술을 먹어서 100% 기억을 못하기 때문에 내가 혹시 그것을 말했나 싶어 사실 망설이고 있다.
이=증거가 있다. 고발을 하라. 그러면 검찰에 증거를 대겠다. 참석기자 5명 중 상당수로부터 분명히 그런 대화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 자리에 있었던 한 기자가 나에게 자발적으로 찾아와 그 얘기를 했다. 어느 기자인지는 나중에 밝혀질 것이다. 동아일보 폐간도 홧김이 아니고 아주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으로 돼 있다.
노 후보가 엊그제는 조작이라고 했는데 언론서 동아일보 얘기는 맞다고 했기 때문에 조작이라는 주장은 일부 무너졌다. 정말 사실이 아니라면 왜 고발하지 않느냐.
노=고발은 내가 선택할 문제다. 증거가 있다면 내가 고발한 다음 수사기관에 내지 말고 이 고문이 지금 가지고 나오면 된다.
당 선관위에 제출하라. 이 후보는 지금까지 내가 전남 강진 태생이라는 등 여러 허위사실을 퍼뜨린 일이 있다.
이=다 고발하라. 내 얘기가 다 허위라면 그것보다 더 큰 명예훼손이 어디 있나. 증거는 나중에 밝힐 것이다. 거짓이라면 내가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
노=그러면 이 후보가 나에게 했던 모든 허위 주장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라.
이=노 후보가 나에게 한 흑색선전은 열 배는 더 된다.
정=노 후보의 언론관은 무엇이냐.
노=언론 자유라는 것은 사주가 아니라 기자의 자유이다. 사주의 횡포로부터 기자의 취재 보도 자유를 보장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것은 대통령이 하는 게 아니고 제도로 해야 한다.
이=노 후보가 ‘언론과의 전쟁’이라고 했는데 언론이 전쟁할 대상은 아니다.
노=상징적 얘기다. 긴 얘기 가운데 몇 마디 말만 주워서 그 사람의 사상을 검증하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 내가 언론을 한 방향으로 몰고 가려는 사람으로 보이나.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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