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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 '고장의 문화판촉'김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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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 '고장의 문화판촉'김형국

입력
2002.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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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가 진행될수록 역설적으로 지방의토속성과 지방성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방이 살아 남으려면 차별화한 문화를 개발해야 합니다.”김형국(金炯國ㆍ60)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 교수는 지역개발론이 전공이지만 문화주의자라고 자처한다.

평소 ‘문화는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믿어왔기 때문. 김 교수는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고유의 문화축제를 경쟁적으로 내놓는 등 문화의 중요성에 눈을 돌리는 것을 반가워했다.

그가 최근 펴낸 ‘고장의 문화판촉’(학고재발행)은 ‘장소판촉(Place marketing)’이라고 이름지은 지방의 문화 마케팅이 세계화의 시대에 왜 필요하며 문화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김 교수는 세계화로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대기업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옮겨가고 지방의 재정이나 고용이 위축될수록 지방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로 그 때 꼭 필요한 대안적 개념이 장소판촉이라는 것이다.

“장소판촉은 특산물을 외부에 팔거나 경쟁력있는 볼거리와 생활여건을 만들어 외부인들이 구경오거나 들어와 살게 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러려면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와 주민의 자발성이 먼저 갖춰져야 합니다.”

김 교수는 문화의 차별성을 보여주는데 성공한 사례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유바리(夕張)를 들었다.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1990년 폐광촌이 된 유바리는 관광과 멜론 특작물 육성을개발 전략으로 내세워, 한해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도시가 됐다.

국내에서는 반딧불이 축제로 청정도시 이미지를 얻은 관광지 전북 무주,드라마 ‘태조 왕건’의 세트장으로 한 해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은 경북 문경 등을 성공 사례로 꼽았다.

그러나 김 교수는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지방의 문화축제가 ‘타지방 베끼기’로 흐르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강원도 양양, 경북 봉화, 울진은 해마다 판에 박은 듯 똑같은 송이축제를 벌입니다. 차별성이 문화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 해서이지요.”

이 책은 4부로 나뉘어 각각 세계화시대 지방 대응의 필요성, 장소판촉론의 의미와 실제, 문화의 개념, 외국의 성공사례 등을 담고 있다.

그는 ‘문화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기대하는 바람직한 가치의 실현’이라고 정의 내리고 고급문화에서 대중문화,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현상을 보여줘 실무자들이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있게 해준다.

서울대 문리대 60학번인 김 교수는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과 예술을 강조했던 이른바 4.19세대. KBS교향악단의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원주 토지문화관의 건립위원장을 맡을 정도로문화계에 발이 넓다.

김 교수는 “정년퇴임 후 작은 중소 도시의 문화 정책 자문역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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