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5일.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현재, 방송가의 화두도 역시 ‘월드컵’이다.KBS, MBC, SBS는 1일 실시한 개편에서 사실상 월드컵 체제로 전환했다. KBS1 ‘비바 월드컵’, MBC ‘월드컵 스페셜’, SBS ‘월드컵 파노라마’ 등 한국을 비롯한 본선진출국의 전력 등을 분석하고 세계 축구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는 스포츠프로그램은 기본이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물량공세가 더욱 치열해졌다. KBS1은 ‘여기는 TV 정보센터’ ‘출발 2002 월드컵’‘월드컵 풍물기행’‘현장점검 월드컵 취재본부’, KBS2는‘월드컵기획 세계의 맛 기행’등 캠페인 성격이 짙은 월드컵관련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SBS는 ‘2002 월드컵 예선 명승부전’‘앙코르 아이러브사커’와 같은 축구프로그램을 낮 시간대에 편성하고, ‘오늘의 스포츠’ ‘스포츠 와이드’등 스포츠뉴스를 월드컵특집으로 개편했다.
특히 KBS1 TV는 밤 10시대를, SBS는 밤12시45분대를 월드컵프로그램으로 편성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승부를 걸고 있는 MBC가 물량공세에서는 가장 소극적인 편.
그러나 월드컵축구라는 호재를 앞두고도 고민은 있다. SBS 스포츠본부 김한종 CP는 “월드컵과 축구로 소재는 한정돼있고, 이것을 어떻게 다르게 보이게 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KBS의 월드컵 방송은 예전보다 그리고 타 방송사보다 젊어졌다. 월드컵 경기 중계에서 허정무 이창섭 등 해설자와 호흡을 맞출 캐스터는 서기철 전인석최승돈. 원로에 해당하는 서기원씨의 은퇴 후 30,40대의 젊은 아나운서들이 이어받았다.
2001년 11월에 신설한 대표적인 월드컵 프로그램 ‘비바 월드컵’도 젊은 감각이 두드러진다. 가장 인기있는 코너는 신영일과 이재후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일과 후의 월드컵 테마’.발랄하고 톡톡 튀는 진행으로 라이벌 스타플레이어, 월드컵역사, 명장면, 에피소드등을 때로는 대결구도로, 때로는 공동진행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김춘길 PD는 “진정한 월드컵 붐을 조성하려면 젊은 축구 마니아부터 공략해야 한다. 축구는 단순한 경기이어서 관점을 달리 하기는 어렵다.
젊은아나운서들의 튀는 진행에 젊은 시청자들이 호응한다”고 말한다. 허정무 해설위원의 진지하고 객관적인 전력분석과 진행자 최승돈 아나운서를 비롯한 젊고 가벼운 분위기도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
MBC에서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월드컵이 밀리는 분위기. ‘스포츠뉴스’ ‘스포츠하이라이트’등에서도 메이저리그를 집중 소개하고, ‘메이저리그 포커스’까지 신설했다.
월드컵프로그램으로는‘월드컵스페셜’과 계도성이 강한 ‘2002 월드컵 우리는 지금’ 정도. 그러나 세계적인 스포츠프로그램 제작배급사인 TWI의 축구프로를 독점중계하는 이점을 살려 ‘월드컵스페셜’에서 해외자료화면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황성욱 PD는 “해외축구경기화면 등을 지속적으로 구입해 자료화면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며 “마니아를 위해 축구계 화제, 스타 플레이어, 해외명문구단 소식까지 다룬다”고 말한다.
실전경험이 풍부한 김주성 해설위원을 ‘월드컵스페셜’진행자로 내세워서 프로그램의 전문성이 강하다는 느낌도 노리고 있다.
SBS는 이벤트 지향적이다. 월드컵중계팀부터 화제거리. 엔터테이너로서도 손색없는 신문선 해설위원과 송재익 아나운서 콤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의도 본사사옥에는 이들의 사진을 담은 대형현수막까지 걸려있고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이들이 입을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아이 러브 사커’에서는 신흥초등학교 축구단의 맹호기 4강 진출프로젝트나 한일월드컵 해외홍보, 월드컵 경기에서 활약할 볼 스태프 선발 등 끊임없이 이벤트를 만들어낸다.
남미 국가를 돌며 월드컵을 홍보할 때는 제작진이 ‘일본월드컵’이라고 잘못 표기된 사례를 지적해 고치기도 했다.
이재권 CP는 “축구에 문외한인 일반인까지도 월드컵에 친숙해지도록 하기위해, 시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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