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약세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30달러 대로 급락, 하이닉스 매각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하이닉스 메모리부문 매각대금으로 받을 마이크론 주식의 값이 떨어질수록 채권단은 손에 쥘 주식수가 늘어나 유리하지만 마이크론은 인수비용의 증가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5일 하이닉스 채권단에 따르면 마이크론 주가는 4일(미국 시간) 현재 30.59달러를 기록, 하이닉스 반도체와의 협상논의가 시작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3일 하이닉스와의 제휴협상 발표 이후 한 때 40달러 선까지 이르렀던 것이 10달러 가까이 추락한 것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마이크론 주가가 크게 올라도 걱정이지만 적정수준 밑으로 떨어져도 걱정”이라며 “마이크론이 당초 ‘하한선 35달러’ 조건을 내세웠던 것은 신주발행 부담능력이 그 정도라는 뜻인데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지면 매각협상에 중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채권단에서는 마이크론이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를 주당 ‘30달러’로 보고 있다”며 “주가가 그 밑으로 떨어진다면 양측이 MOU초안에 거의 합의한 현 단계에서 마이크론이 가격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하자고 억지를 부리든가, 극단적으로는 아예 협상을 깰 공산도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과 하이닉스가 합의한 이번 협상의 대전제는 ‘총 40억 달러의 하이닉스 매각대금을 양해각서(MOU) 체결 시점의 마이크론 주식으로 지급한다’는 것.
양측은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주가산정의 기준을 ‘MOU체결일 직전 10일(영업일) 평균가’로 정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가치가 워낙 가변적인 주식을 매개로 한 데다 평균가격이 5달러만 변동해도 매각대금용 주식수가 2,000만~3,000만주나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마이크론 주가의 움직임은 향후 협상의 최대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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