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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는 만큼 태워 없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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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는 만큼 태워 없앤다니

입력
200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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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식목일이다. 올해도 우리나라 산야에 약 5,0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다고 한다. 국민 한 사람이 한그루씩 심는 셈이다. 대단한 수의 나무다. 그 나무가 다 잘 자라면 우리나라의 산림은 더욱 더 푸르러질 것이다.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산의 해’이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산을 가꾸고 보전하는 것은 전인류의 과제”라고 강조했지만, 바로 우리와 우리 자손을 위해 산을 잘 보전하고 관리해야 한다. 산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숲을 가꾸는 일이다.

왜 산에 숲을 잘 가꾸어야 하는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목재를 비롯한 각종 임산물을 통해 얻는 경제적 이득도 크지만, 산림이 제공하는 환경 문화적인 가치가 날로 증대되기 때문이다. 숲이 황폐한 곳에서 풍부하고 맑은 물이 흐를 수 없으며, 좋은 공기를 기대할 수 없다.

또 대도시의 콘크리트 구조물에 둘러싸여 사는 현대 도시인들에게는 휴식공간이자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그래서 선진국일수록 산림의 보전과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나라 산림정책은 수종(樹種)을 놓고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전쟁과 가난으로 헐벗은 민둥산을 푸르르게 하는데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근래 벌어지는 산림파괴는 큰 걱정이다. 우선 산불피해가 크게 늘고 있고, 다음으로 등산객이 폭증하면서 등산로 주변의 산림이 볼품없이 훼손되고 있다.

특히 산불피해는 큰 문제다. 산림청 관계자에 따르면 심는 만큼의 나무숫자가 산불로 타버린다고 하니 이래서는 우리 산을 보전할 수가 없다.

대형산불은 식목일 휴일이 있는 4월에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필요한 규제책을 써서라도 산림보호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국민들도 나무를 심으면서 태우는 멍청한 식목일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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