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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진출국 분석] (18)크로아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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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진출국 분석] (18)크로아티아

입력
200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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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 데뷔무대인 1998년 프랑스대회에서 3강 신화를 일궈낸 크로아티아의 신화는 계속될까. 이탈리아 멕시코 에콰도르와 함께 한일월드컵 예선 G조에 속한 크로아티아는 이미 16강 진출은 떼 논 당상이라고 여긴다.오죽하면 선수들이 “8강과 준결승에서 어느 팀과 맞붙어도 자신있다”고 떠벌리자 미르코 요지치(52) 감독이 “16강 진출은 지상과제”라며 함구령을 내릴 만큼 사기가 충천해 있다. 이처럼 자신만만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프랑스월드컵 동메달 주역들이 건재한데다 신예 스트라이커 보스코 발라반(23ㆍ아스톤 발라)과 노장 알렌 복시치(32ㆍ미들즈브러) 등이 가세, 전력이 한층 두터워졌다.

주전의 절반이 96년 유럽선수권대회 때부터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어 눈빛만 봐도 통하는 조직력도 큰 강점이다.

당시 8강에 진출한 크로아티아는 펠레가 가장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개인기와 전략ㆍ전술이 뛰어났다.

대표팀 멤버 27명중 23명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빅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면면도 화려하다.

특히 젊은 피의 대표주자 발라반은 유럽지역 예선서 5골을 몰아치는 등 자칫 노쇠했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80㎝, 74㎏의 날렵한 몸매의 발라반은 총알같은 스피드와 골을 낚아채는 감각이 정상급이라는 평을 받는다.

요지치 감독도 “큰 일을 저지를 재목”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세대교체 차원에서 발탁한 골키퍼 스티페 플레티코사(22ㆍ하이두크)도 A매치 15경기에 출전,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월드컵 득점왕(6골) 다보르 수케르(34ㆍ1860뮌헨)는 한일월드컵을 마지막 무대 삼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할 태세며, 드리블과 슈팅이 월드스타급인 복시치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 공격전선에 이상이 없다.

특히 벨기에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복시치는 부상 때문에 프랑스대회에서 벤치신세를 져야 했던 한을 풀려고 벼르고 있다. 또 로베르트 코바치(30ㆍ바이에른 뮌헨) 이고르 투도르(24ㆍ유벤투스) 다리오 시미치(27ㆍ인터나치올레)로 이어지는 수비라인은 대인방어와 제공권 확보 능력에서 최고수준이며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32ㆍ포츠모스)가 이끄는 미드필드진도 압박축구에 능하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의 앞길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지역예선 8경기서 15골을 뽑아냈지만 산 마리노와 라트비아 등 약체 2팀과의 4경기에서 13골이 집중되는 등 복시치(2골)를 빼고는 스트라이커들이 빅매치에서 침묵했다.

프랑스대회 당시 사실상 14명이 게임을 이끌 만큼 베스트 11이 확고하고 조직력도 빈틈 없지만 주전 대부분이 30대여서 이들의 부상 경력과 체력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예선에서 두 경기를 잇따라 비긴 이후 5승 1무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가을부터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고 신ㆍ구 세대간 조화도 무르익어 막강 전력을 구축했다는 주장에 이견을 다는 전문가는 드물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대표팀 경기일 국경일처럼 여겨

크로아티아는 인구 428만명의 작은 나라지만 축구로 따지면 뿌리 깊은 강국이다. 프랑스월드컵 3위 이후 발칸의 신흥강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과거 유고연방팀의 근간을 이루었을 정도로 발재간은 유럽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알렌 복시치와 다보르 수케르,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는 유고가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준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와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_3으로 아깝게 졌을 때 주전 멤버였다.

91년 독립 후 7년간 이어진 내전의 상처를 안고 사는 국민들의 축구열기는 광적이다. 평가전마다 스탠드를 가득 메우는 크로아티아인들은 대표팀 경기를 독립기념일 행사만큼 소중히 여긴다.

월드컵 개막이 아직 50일 넘게 남았는데도 온통 축구 열기에 휩싸여 있다. 국민들은 “내전 때문에 경제가 파탄났던 프랑스대회 때도 3위를 했는데…”라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유럽의 빅리그는 크로아티아 출신 선수들이 없으면 엔트리를 짜기 곤란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다. 등록선수만 인구 60명당 1명꼴인 7만2,400여명에 달한다.

스티페 메시치 대통령은 “크로아티아의 운명은 이제 미르코 요지치 감독의 손에 달려 있다. 그가 사방에 널린 구슬을 제대로 꿰면 내전에 이은 경제침체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요지치 감독 "이번엔 최강팀도 놀랄것"

미르코 요지치 감독은 크로아티아를 축구강국으로 만든 미로슬라브 블라제비치(56) 전 감독의 수재자로 자처한다.

블라제비치는 1996년 유럽선수권대회 8강에 이어 프랑스월드컵 3위 등 성공가도를 달리다 월드컵 이후 6승12무5패의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2000년 1월 물러났다.

사퇴 이면에는 그가 선수들을 동원, 정부를 비판하는 청원서를 작성하는 등 정치적 이유도 한 몫 했다.

요지치는 블라제비치의 정치 외도를 빼고는 그를 사부처럼 떠받들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축구의 기반을 다져 놓은 블라제비치의 업적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블라제비치가 팀에 도입한 3-5-2 포메이션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72년부터 17년 동안 유소년과 청소년대표팀 코치ㆍ감독을 역임한 그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원칙주의자이자 실력파다.

87년 세계청소년대회(U-20) 우승을 이끌 당시 팀의 주축이 바로 현 대표팀 공수의 핵인 다보르 수케르와 이고르 스티마치 등이다.

신중한 성격의 요지치는 예상 성적을 묻는 질문에 “16강 이후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과 정신력이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선수들이 전략ㆍ전술을 충분히 소화해낸다면 (프랑스 이탈리아 등) 최강팀도 놀라게 될 지 모른다”며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요지치는 노장 선수들의 부상 후유증과 신인 선수들과의 조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매 게임 가능한 시나리오를 작성했으며 상황에 적절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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