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백두대간이 무분별한 등산활동으로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녹색연합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동안 670㎞에 이르는 백두대간 남한구간(지리산 천왕봉_진부령)의 등산로 훼손실태를 조사한 결과, 식물이 죽고 맨땅이 드러난 면적이 54만㎡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또 맨땅이 드러난 등산로에서 유실된 토양은 총 10톤 트럭 1만3,000대 분량인 13만톤에 달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하루 평균 9,000명, 연간 300만명 이상이 찾고 있는 지리산 국립공원의 경우 등산로의 폭이 6m, 1m 깊이까지 패인 등산로가 있는 등 전체 토양유실량이 2만7,000㎥로 생태적, 경관적 가치가 훼손됐다.
속리산 국립공원도 최대침식깊이가 50㎝에 달하는 등산로가 있고 토양유실량도 6,694㎥에 달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지리산과 덕유산, 설악산 등 7개의 국립공원을 포함하고 있는 백두대간은 10년 전만 해도 울창한 산림생태계를 자랑했지만 1990년부터 등산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3,4명이 동시에 나란히 걸을 수 있는 등산로가 곳곳에 만들어졌고 이는 무분별한 야영과 취사활동 등으로 이어져 생태계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백두대간이 생태계 파괴에 직면해 있으나 훼손된 등산로의 복원작업이 이뤄지는 곳은 일부 국립공원내로 한정돼 백두대간 남쪽 전체구간의 15%인 99㎞에 그치고 있다고 녹색연합은 지적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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