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일수록 정면으로 돌파하라!” “연이은 벤처비리 사건으로 호된 시련을 겪은 산업은행이 실추된 이미지 회복과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정건용(鄭健溶) 총재의 ‘정면돌파형’공격경영. 정 총재는 최근 일부 직원들이 벤처게이트 연루돼 구속되는 사태에까지 이르자 간부회의 등을 통해 “전혀 위축되지 말고 벤처투자를 과감히 확대하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고 있다.
주위의 곱지않은 시선 때문에 잔뜩 몸을 사리고 있는 직원들을 다독거리기 위한 것이다.
정 총재는 “가뜩이나 벤처투자가 침체된 상황에서 국책은행마저 제 역할을 포기하면 벤처는 설 땅을 잃어버린다”며 경쟁력있는 벤처의 발굴과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채근하고 있다.
최근 투자금융실이 맡았던 벤처투자업무를 ‘벤처투자실’로 대대적으로 확대 개편한 것이나, 3월 말 현재 지난해 보다도 갑절이나 많은 6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 상담이 진행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산업은행이 마치 벤처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비쳐지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극도로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총재의 적극적이고도 공격적인 스타일에 힘입어 조직에 다시 활력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총재는 한편으로 ‘모럴뱅크(Moral Bank)’로 거듭 태어나자”며 직원들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산업은행은 3일 ▦산은에서 투자한 벤처기업에는 절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다 ▦금품 및 선물은 물론 식사대접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벤처투자 행동강령’을 발표했다.
아울러 투자상담을 2인 1조로 하도록 하고, 업체 발굴과 심사 업무를 이원화하는 등 내부통제시스템을 대폭 강화, 국책은행의 역할과 위상에 부합하는 ‘모럴뱅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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