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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파업 타결 노조 반응 / "얻은 게 무엇이냐" "어쩔수 없지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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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파업 타결 노조 반응 / "얻은 게 무엇이냐" "어쩔수 없지않나"

입력
2002.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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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우리 의사를 알렸습니다.이제 일터로 복귀합시다.""이 정도를 따내려고 한달이 넘도록 비바람을 맞으며 투쟁했습니까."노·정간 합의소식이 전해진 2일 오후 시민들은 크게 반겼지만 37일동안 농성해 온 발전 노조원들은 합의문 수용여부를 놓고 자정이 넘도록 격론을 벌였다.노조집행부는 이날 밤 11시 서울 중국 명동성당에서 발전노조원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투쟁보고대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성당측이 노조원 진입에 반대하는 바람에 일단 무산된 채 성당 입구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집행부는 결국 3일 새벽 보고대회를 갖고 합의문 수용방침을 밝혔으나,일부 노조원들은 "얻은 게 무엇이냐"며 반발하는 등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그러나 상당수 노조원들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며 체념한 표정으로 집행부의 해산선언에 따라 귀가하거나 삼삼오오 인근의 주점 등으로 향했다.

이에 앞서 일부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분임토의 등에서 핵심쟁점이었던 발전 민영화 문제를 교섭대상에서 제외키로 합의문에 명시된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고,노조 집행부 내에서도 "항복 문서 아니냐"는 등의 반발기류가 거세게 표출됐다.

노조집행부는 엇갈린 강·온 기류를 감안,밤늦게까지 회의를 거듭하면서 합의문 수용 여부,조합원 보고대회 절차 등을 놓고 입씨름을 계속했다.

노·정간 합의소식이 전해진뒤 2시간여만인 오후 3시30분께 종묘공원에 집결한 발전노조원과 민주 노총 조합원 등은 분임토의를 가졌으나 이 자리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갔다.중부 발전 노조원 박모씨는 "민주노총이 안 하겠다면 우리라도 계속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니 않느냐"며 허탈한 표정을 짓는 노조원도 눈에 띄었다.노조 집행부의 한 관계자는 "전술에서는 졌지만 전쟁에서는 이긴 싸움"이라고 파업 투쟁의 성과를 자위했다.

서울 마포구 당인동 서울화력발전소의 한 노조원은 "노조가 무릎을 꿇은 것은 사실인지만 교섭권을 위임한 만큼 민주노총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며 "발전소를 팔아버린다는 사실을 알린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시민들 "노사정 모두의 승리"

발전노조 파업이 극적 타결되자 노ㆍ정의 극한대립으로 파국을 우려했던 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이례적으로 총파업을 십여분 앞두고 파업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노ㆍ사ㆍ정 모두의 승리’ ‘향후 노사 관계에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정부와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던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2400호는 이날 오전 내내 긴박감이 가득했다. 새벽 협상 결렬 이후 오전 11시 협상이 재개됐지만 바깥 복도까지 고성이 흘러나오는 등 진통을 겪자 협상과정을 지켜보던 관계자들은 ‘결국 안되는 것 아니냐’며 손에 땀을 쥐었다.

낮 12시15분께 방용석(方鏞錫) 노동부 장관이 취재진을 향해 “잘 된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협상장을 떠나 타결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결국 낮 12시50분 발전노조 관계자가 협상장을 나와 “합의안을 교환하기로 했다”며 ‘극적 타결’을 확인했고 여기저기서 박수와 함께 안도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날 오후부터 ‘조퇴 투쟁’을 준비했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전교조 소속 교사들 사이에서도 조퇴투쟁을 두고 찬반이 팽팽해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극적 타결로 매듭짓게 돼 다행스럽다”며 반겼다.

이동훈기자

jaydlee@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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