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골리앗을 잡는 일은 재계에서 다반사이다. 그러나 한창 불황일 때 사회의 무관심과 박대로 더욱 홀로서기 조차 힘든 중소기업이 현대종합상사, ㈜대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회사를 인수했다면 귀가 번쩍 뜨일 일이다.지난 해 8월 법정관리 중인 섬유수출회사 협진양행을 인수한 ACTS의 유병옥(兪炳玉ㆍ47) 사장은 사업확장의 변을 “안 되는 기업은 있어도 안 되는 업종은 없다”로 대신했다. 기업이야 망할 수 있지만 모든 산업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생성된 것이기 때문에 경영자와 임직원의 노력만 있다면 성장하기 마련이라는 것이 유 사장의 지론이다.
유 사장은 자본잠식 상태이던 협진양행에 257억원을 투자, 채무를 전량 인수하면서 법정관리에서 졸업시켰다. 협진양행의 부채비율은 30%대로 줄었고 직원들도 임금 30% 인상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지난 해 월 평균 200만~250만 달러에 불과했던 신용장 내도액도 1월에는 400만 달러로 치솟는 등 최근 10년 이래 최대의 호황을 맞았다.
올 해 예상 매출액은 지난 해의 3배에 가까운 1,500억원(모기업인 삼원지류의 매출 포함)에 이를 전망이다.
“하급자가 만족하는 회사는 성공합니다” ACTS의 서울 금천구 가산동 2층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진 것도 2층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단 1명의 지체장애 직원을 위한 유 사장의 배려이다. ACTS의 임직원들이 업무 종료 후 시작하는 일일결산도 “모든 직원이 회사의 구석구석을 다 알아야 한다’는 유 사장의 경영원칙에서 비롯됐다.
모기업인 삼원지류의 지류(紙類)유통과 협진양행의 섬유 가공 및 수출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ACTS이 지향하는 청사진은 출판 및 정보기술(IT) 전문기업. 내년 중 출판과 IT사업 진출을 위해 기업 인수ㆍ합병을 모색하고 있다. 유 사장은 “10년 안에 중견 또는 대기업의 반열에 오른 ACTS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김태훈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