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승(朴 昇)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성장ㆍ물가ㆍ국제수지 등 세가지 목표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이제는 더 많은 노력을 안정 쪽에 기울여야 할 상황”이라며 ‘성장’보다는 ‘안정’에 치중한 통화정책을 펼 뜻을 밝혔다.박 총재는 이날 22대 한국은행 총재로 취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총재는 또 “한은 독립성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면서도 “중앙은행과 정부는 대립관계가 아니고 분업ㆍ보완관계인 만큼 정부에 대한 정책조언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소감은
“고향에 온 기분이다. 과거에도 공직생활을 했지만 아무 욕심 없이 사회에 헌신적으로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이번처럼 강하게 가져본 적이 없다.
돈, 명예, 권력 욕심은 없고 오직 사회를 위해 지식과 경험을 바친다는 생각이다.”
-취임 일성으로 한은의 독립성을 강조했는데.
“정책 수행 시 외부의 영향을 받지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앞으로 재정경제부, 청와대 관계자와 자주 만나는 등 한은의 독립성을 지키면서 친정부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
-박 총재를 흔히 성장론자라고 하는데.
“나는 60,70년대 경제개발기에는 성장론자였고, 80,90년대에는 안정론자였다. 환란 직후에는 성장론자, 환란이 진정된 후에는 안정론자였고, 대우사태 이후에는 돈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우선순위를 달리하는 것 뿐이다. 지금은 성장과 물가안정을 함께 이뤄야 한다.”
-부동산 가격 급등이 금리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필요할 때에는 금리ㆍ자금ㆍ조세정책 등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수 주도적인 경기회복의 한 국면에서 나타나는 마찰현상이며 장기 지속은 안 될 것이다. 부동산 시대는 갔으며 앞으로는 금융자산의 시대다.”
-경제장관간담회에는 참석할 것인가.
“한은의 통화정책과 관련이 있는 안건이라면 당연히 참석할 것이다. 관련이 없다면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한은법을 개정할 생각은.
“제도를 고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꼭 고쳐야 한다면 하겠지만 먼저 관행이나 운용의 묘를 살려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겠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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