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 키워드는 안전이다. 지난해 9ㆍ11 뉴욕테러사태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치러지는 대회여서 어느 때보다 테러의 우려가 높다.정부와 월드컵조직위원회는 훌리건 문제에서부터 테러기도에 이르기까지 폭력사태 예방을 위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제공조를 통해 국제테러조직에 대한 감시에 돌입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단계별 대응체계도 마련했다.
■물샐틈 없는 대비
“하이잭(Hi-jack), 하이잭.” 한반도 상공의 모든 항공기의 움직임이 포착되는 오산 중앙방공통제소(MCRC) 상황실이 다급하게 움직였다.
여객기를 공중 납치한 극우 테러리스트들이 경기가 열리고 있는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기수를 돌린 것이다.
F-16전폭기 2대가 곧바로 이륙했고 전주구장 인근에 배치된 휴대용 대공미사일 ‘미스트랄’이 여객기를 정조준했다.
인근 방공포부대의 나이키와 호크미사일도 곧바로 사거리를 잡고 불을 뿜을 채비를 마쳤다. 지난달 11일 군이 실제상황을 가정해 실시한 대(對)테러 훈련의 한 장면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국정원, 군, 경찰청, 행정자치부 등 10개 기관이 참여한 월드컵안전대책통제본부를 구성, 다양하고 치밀한 대비책을 마련해왔다.
국제 테러조직원 등 9,000여명의 명단을 확보, 입국금지조치를 취했고 미 중앙정보국(CIA) 등 각국 정보기관과 대테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또 각국 선수단과 국내외 귀빈 등 월드컵 패밀리는 이들 정보기관과 협조해 24시간 밀착 보호할 방침이다.
월드컵기간 중 10개 경기장에는 ‘미스트랄’ 2기가 배치되고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종료 1시간 뒤까지 경기장 반경32㎞이내 상공에는 F-16 전폭기가 초계 비행한다.
또 생화학테러에 대비, ‘생물학정찰차’와 KM9 제독차량 등을 10개 개최도시에 배치했고 대회기간 중에는 최신형 ‘이동식 생화학 탐지장비’를 갖춘 미군 1개소대가 한국에 파견된다.
경찰도 외국공관, 공항, 항만 및 주요시설에 3,000여명의 안전요원을 파견,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고 경기장별로 1개 중대(120명)가 배치됐다.
이와 함께 테러진압과 인명구출을 목적으로 한 특전사 707부대를 비롯해 해군 UDT/SEAL, 경찰특공대(868부대) 등은 테러발생시 즉각 투입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세련된 대테러 대비
정부와 조직위는 안전만을 앞세운 과잉 경계태세가 자칫 축제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다고 보고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완벽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안전대책통제본부는 경기장내 안전관리나 사소한 경비업무에는 가급적 민간인으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을 투입하고 경찰이나 안전요원은 외곽지원이나 사후조치 등을 책임진다는 계획이다.
안전대책통제본부는 또 사이버테러와 같은 보이지 않는 테러 대책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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