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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준비하는 사람들 / 붉은악마 응원지휘 유영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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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준비하는 사람들 / 붉은악마 응원지휘 유영운씨

입력
2002.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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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악마가 응원하는 이상 한국대표팀이 본선 3경기에서 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국가대표축구팀 응원단 붉은악마(회장 신인철ㆍ申寅澈)의 자원봉사팀장 유영운(兪永雲ㆍ32)씨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한껏 살릴 핵심인물이다.그는 한일월드컵 D조 한국전 3경기에 붉은악마의 응원 총지휘자로 나선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베스트11의 사령탑이라면 유씨는 관중석의 사령탑. “우리대표팀에 승리를 안겨줄 필승의 응원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힌 그는 한국의 16강 진출을 누구보다 자신한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한 무역회사의 영업부 대리로 근무하는 유씨가 붉은악마의 현장응원지휘에 뛰어든지도 4년째.

지난해 11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붉은악마가 선보였던 대규모 카드섹션과 종이꽃가루 뿌리기도 그의 연출 작품이었다.

2000년 한중 정기전에서 중국관중의 오물을 맞아가며 응원전을 이끄는 등 해외원정 경험도 풍부한 그는 “상대팀에 격렬한 야유를 퍼붓는 해외의 응원문화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이 네덜란드에 0-5로 패한 원인 중에는 네덜란드 관중의 상상을 초월하는 야유도 포함됩니다. 김병지 선수가 골킥을 조금 늦게 하니까 종이비행기와 사탕을 던지더군요.” 유씨는 “상대에 위축감을 주는 야유는 필승응원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의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나오는 순간에 야유를 퍼부어 심리적 위축감을 조성하는 등 경기 내내 상대 선수들의 신경을 자극하겠다는 것.

그는 요즘 히딩크 감독의 심적 부담에 버금갈만한 중압감을 느낀다. 한국의 조 예선 3경기가 모두 축구전용구장이 아닌 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탓에 응원단이 흩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당 3등석 입장권 6,000여장을 확보했지만 좌석이 분산될 경우 응원의 집중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커 고민하고 있다.

때문에 다음달 21일부터는 본격적인 붉은옷 입기 캠페인을 벌여 경기장의 관중을 최대한 붉은악마화(化) 한다는 계획이다.

“단상 앞에 응원단이 많을수록 긴장도 없어지고 힘이 난다”는 유씨는 경기가 끝난 뒤 전화 통화도 하지 못할 만큼 목이 쉬지만 항상 그날의 응원에 대해 강평과 토론의 시간을 갖는다.

자신이 응원지휘자로 나선 4차례 A매치에서 대표팀이 무실점으로 전승을 거뒀다고 들려준 유씨는 월드컵에서도 전승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다른 응원 지휘자들과 합숙훈련에 들어간다.

“6월엔 대표팀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겁니다. 모든 관중이 붉은 옷을 입고 경기장만 찾아준다면 말이죠.” 꿈을 꾸다가도 가끔 ‘대한민국’을 외친다는 유씨의 마지막 바람에서 12번째 선수로서의 각오를 느낄 수 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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