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증시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한 만큼 숨고르기가 필요하다고 입모아 말했다. 1986년 이후 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3월4일 834.21로 출발한 지수는 3월29일 895.58까지 오르며 또 하나의 양봉을 추가했다.바람난 처녀처럼 마냥 들떠있는 증시가 1일 4월 첫 장이자 2ㆍ4분기 첫 장을 맞는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점에 반론을 제기하는 의견은 거의 없지만 시장 주변의 악재성 변수들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휘저어놓을 가능성은 상존한다. ‘꽃피는 4월’이 될지, ‘잔인한 4월’이 될지는 일단 시작에 달려있다.
■벚꽃 만발한 여의도
긍정론은 4월의 증시 일정이 매우 우호적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1ㆍ4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이고 수출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호재가 많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4월 중순부터 발표되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깜짝 놀랄 수준인 것으로 예측되는데다 수출도 이번 달엔 분명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달 중 지수 1,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이 9ㆍ11테러 직전 수준까지 떨어지고 미 증시도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어서 외국인의 매도세도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간 수익률 맞추기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대만 주식을 집중 매수했던 외국인이 최근 급등한 대만 증시에 더 이상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점도 컴백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주식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고, 시중 개인자금도 꾸준히 주식형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어 기관화 장세는 4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잔인한 4월’ 경계론
반면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우리 증시가 급등했던 것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내수 경기가 탄탄했기 때문인데 최근 민간 신용과 부동산 과열로 점차 민간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수출 회복세가 확인되지 않는 만큼 4월에는 전체 경기흐름에 공백이 생기며 증시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가 낙담으로 돌변할 가능성을 항상 경계하라는 얘기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박재훈 차장도 “최근 시장의 논리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기관화 장세였다”며 “그러나 투신권 자금 유입이 주춤해지는 형국이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시장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대세 상승엔 공감
전망처럼 투자전략도 엇갈린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횡보장이 예상되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속도조절인 만큼 우량주는 계속 보유하고 경기 관련주와 수출 비중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대신증권 나민호 팀장은 “증시가 6개월 이상 급등했다는 점에서 길면 두달 정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주식 비중을 줄이고 대형주 보다는 중소형주에 투자할 때”라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박문광 팀장은 “4월에는 호ㆍ악재가 엇갈리며 매물소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길게 보고 실적 모멘텀을 가진 우량주를 조정시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최상책”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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