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만 하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개별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여성 4인조 핑클은 4월1일 옥주현이 MBC AM ‘옥주현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DJ를 맡는 것을 시작으로, 8일부터는 이진이 SBS 시트콤 ‘렛츠 고’에 삼수생 역할을 맡아 연기자로 데뷔한다.
성유리도 ‘명랑 소녀 성공기’ 후속으로 5월 시작하는 SBS TV ‘나쁜 여자들’ (가제)에 출연하고, 이효리도 오락프로 MC와 영화를 준비 중이다.
물론 최근 발매한 4집 ‘영원’과 관련한 가수활동은 네 사람이 함께 한다. 독자 행동을 하면 멤버들 간의 불화나 그룹 해체로 받아들여졌던 예전과는 다르다.
그룹 멤버들의 개별 활동 최근 1,2년 사이에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시초는 신화. 3집 발표 이후부터 멤버들이 각자 활동을 시작해 현재 김동완이 SBS FM ‘1010 클럽’의 DJ를 맡고 있으며, 전진은 SES 유진과 함께 SBS TV ‘토요일이 온다’를 진행하고 있다.
앤디도 MBC TV ‘목표달성 토요일’에 고정출연 중. 이밖에 NRG의 이성진이 MBC TV ‘목표달성 토요일’에서 ‘주접맨’으로 이름을 알린 뒤 ‘렛츠 고’와 KBS2 ‘야! 한밤에’에 고정출연 중이고 클릭B는 김태형 유호석 둘만 SBS FM ‘클릭B의 영 스트리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룹 멤버들의 ‘따로 활동’이 늘어나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룹을 만든 기획사들이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때문. 일본에서 배웠다.
신화의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 측은 “일본 5인조 아이돌 그룹 스마프를 벤치마킹 했다.
멤버 각자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그룹 이미지와 음반 판매도 좋아진다”고 말한다.
연기자, 모델, 가수 지망생으로 구성된 남성 5인조 신인 그룹 5tion처럼 아예 처음부터 스마프 식의 전략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그룹도 생겨나고 있다.
소속사인 신나라 뮤직측은 “노래로 그룹의 이름을 어느 정도 알린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개별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다.
방송사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스타를 출연시켜야 시청률과 청취율이 올라간다. 청소년들이 주로 청취하는 오후 8시부터 밤12시까지를 클릭B와 신화의 멤버들에게 맡긴 SBS FM이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멤버들의 개인적인 욕구도 무시할 수 없다.
그룹이 가요계의 주를 이루면서 엇비슷한 멤버들 각자가 받는 관심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무슨 그룹의 멤버가 누구인지 금방 알려졌지만 이제는 이름은 물론 얼굴 기억하기도 힘들어졌다. 만약에 대비하려는 뜻도 있다.
방송은 이들에게 가장 익숙한 마당이다.
핑클의 옥주현은 “개인적으로 DJ가 꿈이었기도 하지만 핑클의 어린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다. ‘핑클의 별이 빛나는 밤에’ 보다는 ‘옥주현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따로 또 같이’ 전략은 수명이 길지 않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수순이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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