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륜 범죄인가, 살신성인인가?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의 자살 폭탄테러가 거의 매일 빠짐없이 발생하며 강도도 더해 가고 있다. 그칠 줄 모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 속에 두 정부 모두 자살 테러를 비난하고 있지만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정서는 이들의 죽음을 ‘순교’로 추앙하고 있다.
■멈추지 않는 자폭 테러
27일 오후 이스라엘 북부 네타냐의 한 호텔 식당에서 20대 팔레스타인 청년의 자폭 테러가 발생, 최소 20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부상했다. 아랍 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은 이날 자폭 테러는 이ㆍ팔 충돌이 발생한 2000년 9월 이후 최다 사상자를 냈다. 올 들어서만도 10명 이상 사망한 자폭 테러가 3차례나 일어났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은 이번 테러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지만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추가 테러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자폭 테러의 유형
테러범들은 가방을 이용하거나 다이너마이트처럼 생긴 폭발물을 몸에 두른 채 주로 인파가 많이 몰리는 도심이나 버스, 상가나 주택 밀집지역 등을 노린다.
차량을 타고 목표 지점으로 이동하는 이들은 검문 등 예기치 않은 변수로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경우 그 자리에서 폭발을 감행하기도 한다.
■자폭 테러 누가, 왜 하나
자살 테러리스트들은 미혼의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남성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2월에는 1985년 이후 최초로 알 나자흐 대학의 여학생 쉬나즈 아무리(20)가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해 충격을 주었다. 이슬람 원리주의 율법은 이교도를 겨냥한 남성의 자폭 테러를 순교로 인정하는 것과 달리 여성의 자살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테러범들은 대학 학력 이상의 엘리트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나 이슬람 지하드 소속으로 ‘순교 행위’를 통해 천국으로 가며 알라 바로 옆에 앉게 된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이슬람 사원이나 학교, 종교 기관에서 ‘선택’된 후 비밀 장소에서 가족 등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자신의 죽음으로 얻는 보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는다. 대개 정치적 이슈와 연관되는 이들의 ‘거사’는 결행 하루나 이틀 전에야 시간과 장소를 통보받는다.
자폭 테러는 군사 작전과의 관계를 고려해 치밀하게 계획된다. 수니파인 팔레스타인 무장그룹도 시아파인 레바논의 헤즈볼라의 영향을 받아 최근에는 그들의 행위를 가장 효과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시기와 장소 물색에 많은 노력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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