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벤처업체들이 은행임원 등을 상대로 10억원대의 투자 로비를 벌이거나, 주가조작을 통해 수백억원 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서울지검 특수3부(서우정ㆍ徐宇正 부장검사)는 28일 대표적 인터넷 보안업체인 장미디어인터랙티브 대표 장민근(34·張玟根)씨가 투자유치 대가로 한국산업은행 임원과 간부들에게 총 10억6,0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밝혀내고, 장씨와 산업은행 이사 박순화(55·朴淳和)씨 등 모두 4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장씨가 정ㆍ관계 인사들에게도 금품ㆍ주식 로비를 벌였다는 첩보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1999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산업은행으로부터 15억9,600만원을 투자받으면서 산업은행 벤처담당 과장 김형진(구속)씨에게 장미디어 주식 1,000주와 수표ㆍ현금 등 7억1,440만원을, 벤처지원팀장 강성삼(구속)씨에게 주식과 현금 등 3억1,300만원을, 이사 박씨에게는 사례비 4,000만원씩을 각각 제공한 혐의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지난해 1월 장미디어 주가가 497%나 급등할 당시 장씨가 보유 주식 30만주 이상을 처분한 사실을 확인, 주가 조작 개입 여부를 캐는 한편, 코스닥 등록과정에서 강씨 등과 공모해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로비를 벌인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지난해 1월 텔레마케팅 벤처기업인 콤텔시스템 대표 곽모(42)씨로부터 투자 대가로 각각 6억원 상당의 이 회사 주식 1만주를 액면가 5,000원에 받아 총 5억5,000만원씩을 챙긴 전 한국기술투자 대표 양모(50)씨와 전 밀레니엄벤처투자 대표 이모(44)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서울지검 형사9부(신남규ㆍ辛南奎 부장검사)는 벤처 1세대 대표기업인 골드뱅크의 해외전환사채(CB)를 해외투자자가 인수하는 것처럼 위장한 뒤 주가를 조작,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긴 전 중앙종금 상무 최재영(崔載泳·44)씨와, 골드뱅크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전 한진증권 상무 신현우(53·申鉉雨)씨 등 모두 5명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홍콩으로 도피한 김석기(金石基·45·홍콩도피 중)씨와 공모, 99년 4월 골드뱅크가 발행한 700만달러의 해외CB를 말레이시아의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위장 인수한 뒤 해외투자를 유치한 것처럼 허위공시하고 같은 해 6월 CB를 주식으로 전환 매각, 660억원의 시세차액을 챙겼다.
신씨 등 한진증권의 전 임원 및 간부 4명은 99년 1월 차명계좌를 이용한 통정매매 방식으로 1만1,750원이던 골드뱅크 주가를 같은해 5월 30만원 대까지 끌어올려 총 57억원대의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