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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미티지의 한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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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미티지의 한국관

입력
2002.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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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한국인에게 무척 낯익은 인물이다.워싱턴을 방문하는 한국 외교관은 물론 여야 정치인들이 면담하는 대상자로 그는 으뜸을 차지한다.

평소 사람 만나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 사교적인 성격에다 한국에 관심이 많아 면담 요청에 대부분 응하기 때문이다.

그가 27일 자신의 회의실로 한국 기자들을 불렀다. 특파원단의 끈질긴 요청에 의한 것이다.

가까이서 본 그는 ‘무골’이라는 성가대로 떡벌어진 어깨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전형적인 군인 모습이었다.

그는 그러나 까다로운 질문에도 조크를 섞어가며 무척 상세하고 성실하게 답변했다. 그가 우리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대북 강경론자라는 이미지 때문이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과 함께 보수적인 공화당 캠프의 외교자문팀 멤버였다.

기자들은 그가 남북관계에 대해 어떤 말을 던질 것인가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나 그는 이날 한국 정부의 대북 특사 파견 방침에 환영 의사를 밝히고 북미 대화에 앞서 남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유화적 자세도 내비쳤다.

물론 “북한 미사일 수출 선박을 적발하면 나포 또는 격침하는 것도 미국의 선택 방안”이라고 강조하는 등 대북 강경자세를 드러내보이긴 했지만 다소 의외였다.

아미티지 부장관의 이 같은 자세에 대해 한 국무부 관리는 “국제 현안을 협상으로 풀어야 하는 국무부라는 조직에 몸담으면 자세가 변하게 마련”이라고 평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외교는 외교적 제스처로 포장된 국무부뿐 아니라 백악관, 국방부가 함께 펴 나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했다.

아미티지와의 회견은 남북 관계의 원활한 진전을 위해서는 단지 미 국무부와의 외교 공조뿐 아니라 ‘강의 축’이 포진한 백악관과 국방부와의 조율이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인식시켜줬다.

윤승용 워싱턴 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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