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하나. 아줌마에게 산소만큼 소중한 것은? 답은 홈쇼핑.어느 지하철역 광고판에는 ‘아줌마는 홈쇼핑없이 살 수 있어요?’라고 쓰여있다. 아닌게 아니라 홈쇼핑 전성시대다.
출범한 지 6개월된 어느 홈쇼핑업체는 어느새 월매출 5백억을 올린단다.
간고등어에서 프랑스 자동차 페라리까지, 기저귀에서 노트북까지, 쌀에서 된장까지 홈쇼핑의 식성은 정말 놀랍다.
하긴 제품의 장점을 전문가들이 나와 요모조모 자세히 설명해주고, 몇백명 혹은 몇천명이 일시에 구입하는 공동구매의 가격 할인 효과까지 더해져 홈쇼핑에는 나름의 장점이 많다.
하지만 ‘무이자 할부 10개월’의 요란한 선전에 현혹돼 하나둘 다이얼을 돌리다 보면 그 무이자 할부가 쌓여 월말에는 무시 못할 거금이 빠져나가게 된다.
외출시에까지 문자메시지로 아줌마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홈쇼핑 업체의 친절에 대항하는 길은?
우선 홈쇼핑식 계산법 뜯어보기.
“150만원짜리 목걸이를 오늘만 100만원에 드립니다. 거기다 30만원짜리 반지를 사은품으로 드립니다. 80만원을 버신 셈이죠. 100만원짜리 목걸이를 20만원에 사시는 겁니다!!”그럴듯하다.
꼭 누가 내 지갑에 80만원을 넣어줄 것만 같다. 하지만 엄연한 현실은? 내 지갑에서 알토란같은 100만원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다음은 어법 연구. ‘주문 폭주’-네 이웃은 이걸 사고 있어, 빨리 전화기를 들라구! ‘매진임박’-이래도 가만히 있을꺼야? ‘오늘만 이 조건’-다음엔 더 좋은 조건이 기다리고 있지….
저명한 언론학자 로버트 씨알디니는 ‘영향력-설득의 심리학’이라는 명저를 통해 6가지 설득기법을 소개하고 나서 이렇게 덧붙였다.
“쏟아지는 광고를 향해 ‘노’라고 말하고 싶은가, 그럼 이 책을 읽어라” 고도의 상술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그 배경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한번 이렇게 말해보자. “난 홈쇼핑 없이도 살 수 있어요.”
/ 이덕규ㆍ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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