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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케팅비 '배보다 배꼽' 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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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케팅비 '배보다 배꼽' 될판

입력
2002.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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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상업적 가치가 커지고 극장수가 늘어나면서 한국 영화의 마케팅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4월5일 개봉할 ‘집으로’는 순제작비 15억원이 들었지만 마케팅 비용으로 10억원이 배정됐다. 순제작비의 70%, 총제작비의 40%다.

영화사 관계자는 “스타가 나오지는 않지만 마케팅을 많이 할수록 영화가 잘될 것이라 판단, 신문과 버스, 지하철 광고비로 상당부분이 책정됐다”고 밝혔다.

29일 개봉할 ‘복수는 나의 것’은 순제작비 19억5,000만원에 마케팅 비용은 9억5,000만원.

“등급이 ‘18세 이상’이어서 방송 광고의 시간 제약이 많아 신문 광고에 치중하고 있으며, 스크린을 전국에서 100개 이상 잡을 예정이어서 한벌당 150~200만원인 프린트 비용만도 1억 5,000만원이 넘는다”는 게 영화사 설명.

지난해 제작된 한국 영화 33편의 총제작비는 평균 26억 6,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마케팅 비용이 9억3,000만원으로 35%나 차지한다.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쓴다는 미국조차 33%(총제작비 대비)로 한국보다는 낫다.

특히 흥행 10위안에 든 영화의 총제작비는 평균 39억 5,000만원에 마케팅비 14억4,000만원(36.5%). 흥행이 잘된 영화일수록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였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PPL(Product Placementㆍ영화 속 상품 광고)을 통해 상품을 영화로 홍보하고, 1~2억원 규모의 마케팅 효과를 거두는 통례에 비춰보면 한국 영화의 마케팅 비용은 더 올라간다.

‘버스, 정류장’의 경우 주인공들이 나눠 마시는 캔커피를 영화에 PPL로 쓰는 대신 캔커피 깡통에 영화 포스터가 실리기도 했다.

마케팅비가 불어나는 것은 영화가 철저히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보다 더 상업성이 강한 음반의 경우 평균 음반 제작비는 1억원 내외. 반면 뮤직비디오 1억원, 이외 마케팅비 5,000만원이상 등 제작비의 150% 이상을 마케팅에 쏟아 붓는다.

영화는 아직 이 수준은 아니지만 국제적 기준으로 보면 분명 과도한 수치라는 지적이다.

시장이 협소한 한국의 마케팅 비용이 세계시장을 공략한 할리우드보다도 높다는 것은 이상할 정도이다.

많은 스크린에서 영화를 풀어 단기간에 승부를 내는 속전속결식 개봉 전략이 유행하고 있어 홍보 및 영화 필름 프린트에 들어가는 비용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실정.

직배 영화사 관계자는 “할리우드에서는 순제작비 1억달러면 마케팅비 1억달러를 쓰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순제작비와 마케팅비가 맞먹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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