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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中 환경전문가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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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中 환경전문가 키워야

입력
2002.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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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를 덮친 황사현상은 환경문제에는 국경이 없음을 실감케 한다.우리는 통상 피해 규모와 대처 방안에 따라 환경문제를 지역, 국제, 지구차원의 문제로 나누는데, 황사현상은 동북아 지역의 대표적인 국제환경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국제환경문제는 대상 지역이 국경에 위치해 있거나 몇몇 국가에 걸쳐 있는 경우로, 해당 국가들이 협력해 대처해야 하며, 자칫 국제분쟁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에 반해 지역환경문제는 도시나 산업공단과 같은 좁은 지역에서 발생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오존층 파괴나 지구온난화와 같이 지구 전체에 피해를 주는 지구환경문제는 전세계 국가들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사안이다.

현재 지구촌 곳곳에는 황사현상과 같은 국제환경문제가 도사리고 있으며, 때로는 타협으로 때로는 분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산성비와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물분쟁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국제환경문제는 여러 국가에 걸쳐 흐르는 다국적 하천과 호수 등을 둘러싸고 발생하며 그 다음으로 산성비와 황사와 같은 대기오염의 장거리 이동, 그리고 해양오염 등이다.

이 밖에 유해 산업쓰레기의 국가간 이동도 최근 들어 주요한 국제환경문제로 대두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반도라는 지형적 특성과 접경 국가의 미개발로 지금까지는 국제환경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게 분명하다.

사실 하늘과 바다는 뚜렷한 국경이 없으며 항상 기류와 해류가 이동하기 때문에, 현재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산업화는 우리에게 심각한 국제환경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우리는 매년 반복되는 황사를 겪으면서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왜 최근에 그 정도를 더해 가는지를 이해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대책으로는 고작, 황사의 발생지인 중국 내륙의 사막에 나무를 심고 관개를 해야 한다는 정도이다.

사막에 바람이 불어 먼지가 나니 물을 뿌리고 나무를 심자는 것은 삼척동자도 생각할 수 있는 대책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이상의 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중국은 내부에서 겪는 피해가 더 심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겪는 피해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원인국가와 피해국가가 분명한 만큼 이 문제를 안일하게 다뤄서는 안 된다.

특히 중국의 산업화로 인해 지금의 황사가 가까운 장래에 유독성 매연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화급한 대책으로는 이동경로와 함유물질, 피해정도 등 황사에 관한 모든 자료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또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일어난 국제환경문제의 원인과 진행 과정, 해결 방법, 관련 국가의 이해 관계 등에 관한 사례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피해국과 원인국 간에 어떤 주장이 오갔으며 어떻게 합의에 도달했는지 등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는데 예기치 않은 갈등이나 분쟁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에겐 중국 환경전문가가 필요하다.

국제문제에 대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의 환경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우리는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전문가 양성을 위한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보다 합리적인 국제협력을 위해서는 국가 이익으로 무장된 정부 차원의 교류보다 사실 규명에 충실한 학문적 교류를 우선해야 한다.

미국의 주요 대학에선 80년대 초에 이미 반대편에 있는 중국의 환경문제를 다루는 과목이 개설돼 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앞선 지혜와 ‘지피지기(知彼知己)’ 정신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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