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시험이 지난해에 비해 쉬워질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27일 각 고교에서는 수시 지원자가 크게 줄어들 고 정시모집에 수험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각 고교 진학담당 교사와 입시전문가들은 특히 인기학과를 노리는 고득점 수험생들이 수시보다 정시로 몰리면서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여고 3학년 담임인 이모(34) 교사는 “수능이 지난해 보다 쉬워질 것은 예상했던 일이라 수능준비를 독려해 왔다”며 “학교에서도 내신성적 우수자 등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정시를 준비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H고 조모(37) 교사는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학생들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며 “수시지원 ‘소신파’가 아닌 한 수시모집 지원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고 3학년 박모(18)군은 “1학기 수시모집에서 지원하고 싶은 대학이 있지만 된다는 보장이 없고 오락가락 하다 보면 수험준비에 차질을 줄 것 같아 정시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수능시험이 쉬워진다는 소식에 친구들도 대부분 수시지원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들은 수능이 쉬워진다는 발표에 우려하면서도 서울대가 수능 비중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지난해보다는 다소 유리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M외고 이모(45) 교사는 “서울대 입시안 발표후 수시보다 정시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수능 고득점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며 “그러나 수능 만점자를 양산한 2001학년도 처럼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선 고교교사들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수능 예상 난이도를 수치로 발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올 비난을 막자는 보신책”이라며 “어느 정도 쉬워질지 알 수 없어 수업내용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총점석차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서도 “지난해처럼 수험생들이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해 극심한 혼란이 재연될 것”이라며 “수능 관련 모든 정보를 수험생에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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