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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경영하라] 어리석은 일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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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경영하라] 어리석은 일관성

입력
2002.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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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를 내는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을 우리는 기억한다.“동일한 강물에 몸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내 발, 내 몸을 스친 물결은 이미 흘러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흐르는 것은 강물 만이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도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가고, 강물 속의 인간도 또한 시간과 더불어 흘러간다.

인간도 하나의 강물인 것이다. 과거와 지금, 그리고 미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강물이 된다.

변화에 실패없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변화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자신이 흐르는 강물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미 어제의 그 물결일 수 없건만 어제의 그것인 양 착각한다.

그리하여 오늘을 어제로부터 격리시키지 못함으로써 어제의 인간으로 산다. 나는 이러한 관성을 ‘어리석은 일관성’이라고 부른다.

일관성이란 좋은 미덕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것은 정체성을 유지시켜 주는 힘이었고, 예측을 가능케 해주는 신뢰의 기반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앞 뒤가 맞지 않는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어제와 오늘이 다른 사람을 믿을 수 없어 한다. 그러나 일관성은 그 자체로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한다.

그 자체로는 가치 중립적인 개념이다. 즉 좋은 일관성은 좋은 것이지만 나쁜 일관성은 여전히 나쁜 것이다.

모자라거나 벗어나야 하고, 나쁜 것 만을 계속하는 일관성을 어리석은 일관성이라고 부르자.

어리석은 일관성의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것이 바로 습관이다. 습관은 어제의 손을 잡고 오늘의 문턱을 넘어온다.

때때로 우리는 항변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뱀처럼 미끄럽게 오늘의 문턱을 넘어오는 습관의 익숙함에 무기력해진다.

결심은 사흘을 넘기지 못하고 우리는 또 어제의 인간이 되고 만다. 한숨 속에서.

어리석은 일관성의 또 다른 실력자는 사나운 얼굴을 한 ‘오래된 권위’다. 이것은 우리에게 틀에 맞춰진 붕어빵이 되도록 강요한다.

이것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싸구려 처세술이며,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복지부동의 속삭임이다.

‘왕년의 성공담’과 ‘수십년의 전통’이 바위 같은 힘으로 버티고 서 있는 곳에서 새로운 시도란 곧 어리석은 반항으로 판명되고 만다.

또 있다. 어리석은 일관성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축은 두려움이다.

실패의 두려움, 기득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를 과거에 묶어 둔다.

그리하여 ‘노’ 라고 말하지 못하고 어물거리며 과거의 익숙함 뒤로 숨어 버린다.

미래는 이미 오늘 속으로 침투하여 도처에 그 징후를 전하고 있건만 여전히 우리는 과거의 물결 속에서 미래의 특성을 감지하는데 실패한다.

그리하여 더 이상 미래를 위해 과거와 싸우려 하지 않게 된다.

습관ㆍ권위ㆍ두려움 버려라

습관에 도전하여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변화다.

과거의 권위에 대항해 ‘충성스러운 배반자’가 됨으로써 기존의 질서를 깨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변화다.

익숙한 ‘지금’ 속에서 미래의 냄새를 감지하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바로 변화다.

변화라고 불리는 단절의 강을 경계로 어제와 오늘을 확실히 격리시킴으로써 오늘 속에 미래를 받아들이는 것 - 이것을 우리는 진보라 부른다.

어제의 나도 나였고, 오늘의 나도 나고, 내일의 나도 나일 것이다.

마치 어제의 물결은 흘러갔으나 강은 여전히 강으로 남듯, 어제의 나는 흘러 갔으나 나는 새로운 나로 남아 면면한 인생의 강을 이룰 것이다.

굳이 어제만 존재하는 나를 어찌 나라 부를 수 있겠는가. 변하지 않고 어찌 흐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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