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의 주식형 신탁상품 운용실적이 은행권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투신(자산) 운용사의 수익률은 전문 펀드평가사가 매일 매일 고시하지만, 은행권이 직접 운용하는 상품의 경우 실적을 비교할 수단이 마땅히 없는 실정. 이에 따라 본보가 같은 유형의 주식형 상품을 대상으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외환ㆍ기업은행이 가장 높게 나왔다. 단 대부분 상품을 외부에 위탁 운용하는 조흥ㆍ하나ㆍ신한ㆍ서울 은행 등은 비교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은행권이 가장 많이 판매한 주식형 상품은 안정성장형. 주식 편입비율이 30% 이내이고, 나머지는 채권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은행고객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작년 말 이후 지난 25일까지 이들 상품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외환은행의 ‘네버세이 전환형’ 2, 3호가 각각 연환산 수익률 36.6%, 36.0%로 1, 2위를 차지했다.
한미은행의 경우 ‘스위치히트(전환형)’가 33.8%로 3위를 차지했지만, 이 은행의 나머지 3개 상품(분리과세 안정성장형 1~3호)은 16~22%에 머물렀다. 국민은행의 ‘뉴스타트신탁 안정성장형’ 1,2호는 수익률이 각각 30.1%, 23.0%로 중간 정도 순위였다.
올 1월 은행권에서 설정ㆍ운용한 2개 안정성장형 상품중에서도 외환은행의 ‘네버세이 전환형 4호(18일 설정ㆍ연환산 수익률 23.06%)’가 한빛은행의 ‘신단위금전신탁 안정성장형(28일 설정ㆍ13.69%)’보다 수익률이 앞섰다. 외환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지난해 젊은층으로 운용팀을 개편하면서, 지수와 관련된 트레이딩에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기증권신탁(주식편입비 70% 이상)의 경우 기업은행과 한미은행이 지난해 10월 자체운용 상품을 동시에 내놓았다. 이중 기업은행의 ‘Fine장기증권신탁’ 연환산수익률이 124.2%로 한미은행 ‘장기증권(시장추구형)’ 수익률(68.1%)의 두배에 달했다. 하나ㆍ신한 은행 등도 장기증권신탁을 판매ㆍ운용했지만, 이들 상품은 헤지형(일정 수익률만 목표)인 점을 감안, 수익률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기업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상품유형과 설정일 등을 배제하면, 기업은행의 장기증권신탁이 은행권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며 “다른 은행들이 주가 예측을 비관적으로 하며 주식편입비를 줄이는 동안, 바닥이라는 판단하에 주식편입비를 높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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