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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마에 오른 카드 망국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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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마에 오른 카드 망국론

입력
200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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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만든 신용카드로 과소비를 일삼다 빚더미에 휘청거리는 신용 불량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삼성 LG 국민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 해 말 현금대출액은 19조3,613억원이었으나 연체액은 1조4,322억원으로 연체율이 7.39%에 달했다.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 1.21%보다 무려 6배 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 해 까지 발급된 신용카드도 총 8,933만장으로 1년 전에 비해 54%나 늘었다.

카드 빚을 갚기 위해 새로운 대출을 신청하는 ‘신용악순환’이 속출하고, 신용카드 연체금 독촉에 시달리다 범죄를 저지르거나 유흥업소ㆍ공사판을 전전하는 젊은이들마저 생겨났다. 최근 군 부대에서 실탄과 총기를 훔쳐 은행을 턴 대학생들도 카드 빚에 허덕이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말 현재까지 새로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1만2,000명 중 20대가 38%를 차지했다. 신용불량자 10명 중 4명이 20대라는 통계는 카드 빚의 심각성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음을 보여준다. ‘카드망국론’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카드 빚 증가의 주범은 카드회사들이다. 이들은 미성년자나 소득이 없는 대학생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 현금서비스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 카드 사용액의 80%가 물품구매인 선진국에 비해 우리는 60%가 현금서비스에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카드 빚을 줄이려면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비율과 한도액이 적정선 이하로 규제돼야 한다. 소득이 없는 20대에게는 신용카드 발급을 엄격히 제한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용자가 카드의 부작용을 자각하고 소득의 한도 내에서 절제하며 사용하는 소비 습관을 체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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