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프로야구가 4월5일 잠실구장서 열리는 두산_기아전 등을 시작으로 180여일간의 페넌트레이스에 들어간다.올 시즌 프로야구는 한일월드컵축구로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약 300만명의 관객을 모아 제2의 중흥기를 다지는데 성공했던 지난 해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각 팀의 전력에 영향을 미칠 올 시즌 프로야구의 변수를 점검해 본다.
■선택폭 좁아진 용병카드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삼성의 희비가 엇갈린 데는 용병의 역할도 컸다는 분석이다. 두산의 거포 우즈는 홈런포를 쏘며 제 몫을 했지만 삼성 발데스는 기대 이하의 부진을 보였다.
용병카드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올 시즌부터 시즌 도중 용병은 딱 한번만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용병카드의 선택폭도 좁아졌다. 용병을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7차례의 시범경기에서 22타수 8안타(홈런 2개 포함), 타율 3할6푼3리를 기록한 현대 지명타자 폴, 지난 해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 타점왕 출신의 SK 내야수 페르난데스, 기아 투수 키퍼 등이 주목할 용병 선수들이다.
■확대된 스트라이크 존
극심한 ‘타고투저’의 불균형을 바로 잡고 경기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 존이 타자의 팔꿈치부터 어깨까지 약 15㎝정도(야구공 2개) 커진다.
시범경기에서 스트라이크 존의 확대를 처음 경험했던 선수들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간판타자나 에이스 투수가 커진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팀 성적에 적신호가 켜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단 장타가 많이 나와 타자들이 좋아하는 가운데 높은 볼은 투수들이 반드시 피해야 할 ‘실투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팔꿈치에 닿을 듯 날아드는 몸쪽 높은 공이나 멀찍하게 도망가는 바깥쪽 높은 공은 타자들을 괴롭히는 투수들의 주무기가 될 것 같다.
■이적(移籍) 또는 이적(利敵)
올 시즌부터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적 선수들의 활약상도 팀 전력의 중요한 변수. 제 몫을 해낼 경우 팀 전력 향상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지만, 만약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펼친다면 그야말로 이적(利敵)선수나 다름없다.
3년 만에 자유계약선수(FA) 사상 최고액(옵션포함 최소 21억5,000만~최대 28억원)을 받고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와 ‘10년 연속 3할타자’라는 대기록 도전에 나선 양준혁(33), 삼성에서 SK로 트레이드된 후 시범경기에서 19타수 7안타로 안타 퍼레이드를 펼치며 4번 타자자리를 일찌감치 예약한 김기태(33) 등을 주목하자.
■다크호스
새롭게 프로무대에 데뷔한 신인들과 오랜 부상의 악몽에서 벗어난 선수들도 시즌 도중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역대 최고액인 7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기아에 입단, 150㎞가 넘는 광속구를 선보인 초고교급 투수 김진우(19), 5억4,000만원을 받고 현대에 입단한 국가대표 에이스출신 조용준(23) 등이 신인 다크호스로 꼽힌다.
또 98년 8월 팔꿈치 부상이후 주춤했다가 17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24일 삼성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부활을 선언한 롯데 문동환(30) 등의 재기 가능성도 팀 성적을 좌우할 변수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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