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다음달 3일께 한반도 긴장완화 및 이산가족 상봉, 남북대화 재개 등 남북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외교안보 통일특보를 북한에 특사로 파견하기로 했다.청와대 박선숙(朴仙淑) 대변인은 25일 오전 “남북은 우리측 대통령 특사의 평양방문에 합의했다”면서 “김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조성 예방, 6ㆍ15 공동선언 준수, 남북간 합의이행 등 제반 현안에 관해 남북 최고당국자간 폭넓은 의견교환을 위해 특사파견을 제의했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도 같은 시각에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가 4월초에 평양을 방문한다”면서 “쌍방은 민족 앞에 닥쳐온 엄중한 사태와 함께 서로 관심하는 북남관계 문제들에 대하여 협의하게 된다”고 전했다.
남북 양측은 특사 파견을 합의하기까지 서울-평양간 핫라인을 가동했으며 우리측 인사가 평양을 방문해 막후 조율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특보가 평양에 파견될 경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혀 미국 등 국제사회의 경제적 협력을 받을 것을 설득할 방침이다.
임특보는 또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여부를 확인하고 이산가족 상봉, 남북 장관급회담 재개, 금강산관광 활성화, 경의선 연결문제 등 5대 핵심과제의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위원장과 임 특보는 5월말 개막되는 월드컵 개막식에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하고, 4월말부터 열리는 북한의 아리랑 축전때 남한의 같은 급 인사가 평양을 교차방문하는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임 특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서도 우리 시각을 전달할 것”이라며 “김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고 북측 최고당국자(김위원장)의 생각을 듣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특보는 김 위원장의 답방 및 월드컵 개막식 참석 초청에 대한 질문에 “기발한 아이디어”라며 논의대상임을 시사했으나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파월"고무적인 일"환영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5일 임동원 특보의 방북 발표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북한이 성의를 갖고 나올 수 있도록 한국이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22일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특사 파견 계획을 들었다"고 말해 이미 양국 정상 간에 협의가 있었음을 공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특사의 북한 방문은 남북관계의 정체 국면을 타개하는 중요한 분수령이며,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정체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정상궤도로 올려놓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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