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첫 우승. 한양대 배구단 신춘삼(46)감독이 1982년 서울시청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지 20년만에 슈퍼리그 대학부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일궈냈다.국가대표 센터 출신인 신 감독의 지도자 생활은 그야말로 바닥부터 시작했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서울시청 창단멤버(선수 겸 코치)로 입단한 뒤 4년간 전패.
서울시립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시청팀은 아무래도 실력이 떨어져 실업팀이나 대학 엘리트팀을 이길 수는 없었다. 86년 성균관대를 3-2로 이기고 첫 승을 거둔 날을 신 감독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신 감독이 지도자 생활의 전기를 맞은 때는 88 서울올림픽 때. 잠실실내체육관을 훈련코트로 쓰고 있던 신 감독은 당시 세계정상권 팀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볼 기회를 가졌다.
러시아 프랑스, 오늘날 리베로를 처음 도입한 미국의 훈련모습을 벤치마킹한 그는 배구는 아무리 키가 커도 조직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90년 홍익대 감독으로 부임해 방신봉(현대캐피탈) 구준회 함용철(이상 LG화재) 등을 길러낸 신 감독은 99년 1월 슈퍼리그서 여오현(175㎝ㆍ삼성화재 리베로)을 레프트로 기용해야 했을 정도로 선수난을 겪으면서도 한양대의 65연승을 저지하는 지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모교로 자리를 옮긴 신 감독은 거포 이경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팀 컬러에 대수술을 감행했다. “공부하고 터득해라. 너희들은 이름도 없냐”고 질타한 신 감독은 모든 포지션에서 수비하고 득점하는 조직배구를 실천했다.
한양대는 초반 인하대에 2연패(連敗)를 ?沌償嗤? 2차 대회서 첫 승을 거두더니 결승전서 내리 3승하며 우승, 효과를 입증했다.
신 감독은 “지시와 복종이 아니라 대화하고 이해하는 수평적인 사고를 할 것을 늘 강조했다”면서 “파워를 겸비한 조직배구가 한국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지도철학을 밝혔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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