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만드는 겁니다.”두원테크의 김종기(金宗基ㆍ49) 사장은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 2월 막강한 경쟁사들이 활개치고 있는 소형 가전업계에 ‘무모하게’ 뛰어들었다.
“경쟁업체가 많고 이른바 사양길에 들어섰다는 업종이지만 일상생활과 관련된 상품은 영원히 팔리기 마련입니다.”
김 사장은 연쇄 도산과 대량 해고가 판치는 외환위기 당시 인천지역의 사정을 절묘하게 이용해 현재 시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공장과 사무실을 구입하고 동종업계에서 20~30년씩 경력을 쌓은 우수한 실직자들을 채용했다.
또 일거리가 뚝 떨어진 부품업체들 중에서 우량기업만을 골라 협력사로 끌어들였다.
그는 “외환위기가 교과서이자 은인이었다”며 “두원테크는 조립만 하고 나머지 부문은 모두 아웃소싱으로 돌려 회사를 슬림화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98년 1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99년 68억원, 2000년 170억원, 2001년 251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올 해도 지난 해의 2배가 넘는 5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두원테크의 이 같은 성장을 이끈 효자 상품은 ‘눈 달린 청소기’.
지난 해 단일 상품으로 14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 해는 최소 200억원 대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제품의 탄생도 김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그가 거실을 청소하던 중 소파 밑에 잔뜩 쌓인 먼지가 보이지 않아 손 쓰기가 힘들다는 사실에 착안, 진공청소기에 전등을 부착한 것이다. “생활 속에 널려있는 아이디어에 틈새시장이 웅크리고 있습니다.”
두원테크는 현재 진공 청소기, 전기밥솥, 핸디 믹서, 전기 포트, 원적외선 히터 등 14개 품목 40개종 상품을 ‘지바네(zibane)’라는 브랜드로 생산하고 있다.
소형 가전 전문 중소기업으로서는 어마어마한 종류의 상품 구색이다.
김 사장은 “다양한 상품군을 갖고 있으면 계절에 따른 수요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며 “현재는 홈네트워크 기반의 가전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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