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29일께 실험…이번엔 增雨시도마음대로 비를 내리게 만들고, 그치게 만드는 기술.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일들이 국내에서도 가능할까?
기상청이 지난해 인공 강우실험에 이어 29일경 또다시 인공 증우(增雨) 실험에 나선다. 방법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공군기를 이용해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 구름에 드라이아이스, 요오드화은 등의 비 씨앗(rain seed)을 뿌려 비의 양을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물 부족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지속적인 수자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실험에 대한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비가 오는 까닭
비가 내리는 원리는 간단하다. 구름 속 온도가 섭씨 0도 이상인 온난구름에서는 1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구름 속 작은 입자가 모여 빗방울로 성장해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때 구름 속 상승기류의 부력(浮力)보다 무거워야 구름 입자가 지상에서는 비가 된다.
그러나 국내의 구름은 대부분 한랭구름.
이 구름에서는 수증기 상태의 구름 속 입자가 얼음 덩어리(빙정ㆍice crystal)가 되고, 이것이 충돌과 응집 과정을 거쳐 싸락눈 만큼 커질 때 따뜻한 지상 쪽으로 내려오면서 녹아 비가 된다.
문제는 비가 되기 위해서는 빙정이 많아야 한다는 점. 결국 비 씨앗을 구름 속에 뿌려줌으로써 빙정의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인공강우 실험은 진행된다.
■인공 강우의 방법
구름을 통해 비의 양을 늘리는 방법은 주로 외부 물질을 촉매제를 이용한다. 주로 드라이아이스와 요오드화은(AgI)이 사용된다.
인공강우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비행기를 이용해 높은 고도에서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법.
1946년 미국에서 최초로 사용한 이래 인공강우 실험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드라이아이스 수십㎏을 8㎜ 크기의 작은 조각으로 빻아서 구름 위에서 뿌리면, 지상으로 내려오는 동안 주위의 수증기를 빨아 들여, 빙정핵을 만들고 녹아서 비가 되는 원리다.
구름 꼭대기의 온도가 영하 7도 이하이고, 냉각된 부분의 두께가 1,500m 정도일 때 강수 확률이 높다.
요오드화은은 구름 속 기류의 수직운동을 이용한다.
대류작용으로 생긴 뭉게구름 아래 부분에 화약으로 터뜨린 요오드화은 연기가 습기를 끌어 모아 빙정에 달라붙은 뒤 에너지를 발생시키면, 온도가 상승하며 위쪽으로 올라가는 수직운동이 활성화해 충돌과 병합작용을 거쳐 빙정핵이 되는 것이다.
■국내 연구의 한계
이번 실험은 난층운, 층운과 같이 비가 올 수 있는 구름에 뿌린 비 씨앗으로 인해 비의 양이 증가하는지를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실험명칭도 인공 증우다.
지난 해 두 차례 실험에 이어 올해에는 총 여섯 차례의 실험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국내 실험은 아직 초보 단계. 장비도 부족하다. 기상청이 이번 실험에 사용하려고 했던 새로운 비 씨앗 하이그로스코픽(Hygroscopic)은 결국 사용을 못하게 됐다.
공군 수송기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이그로스코픽을 발사할 장치를 설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또 있다. 습기가 많은 구름을 찾고, 구름의 성질과 방향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필수 기구들을 예산 상의 이유로 아직 갖추지 못했다.
지난해 실험 때 올라갔던 고도보다 훨씬 높은 3,000m 대까지 올라갈 예정이지만 정확한 분석보다는 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조건은 그렇게 좋지 않다.
기상청 인공강우팀 오성남 연구관은 “미국은 이미 인공강우회사가 생길 정도로 연구가 활발하고, 심지어 태국에서도 국왕이 나서서 연구를 독려하고 있다. 100년 뒤 인공 기상조절이 일반화했을 때 우리는 어떤 상태일까 생각하면 아득하다” 고 말했다.
인공기상조절 기술력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의 관측장비와 자체 비행기 운영을 위한 예산과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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