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이 경선 음모론을 어느 수준까지 끌고 갈 심산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이 고문이 제기하는 수준과 범위에 따라 향후 민주당 경선 진행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고문측의 음모론 제기는 1차적으로 당 바깥에서 불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바람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노풍’으로 흔들리는 조직을 추스르는 등 득표전략도 고려한 것 같다. 이 고문측은 “당원 상대의 득표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을 알지만 민심 상대의 정치를 하지 않으면 국면전환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또 최악의 경우 경선 포기 및 향후 입지 모색 등 제3의 선택을 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으로 음모론을 제기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 고문은 경선진행 결과를 봐가면서 음모론 공세의 강도를 조절할 개연성이 높다.
24일 강원 경선 연설에서 예상과 달리 음모론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도 전날 충남 경선에서의 압승 탓으로 해석된다.
이 고문은 주말 대책회의에서는 “이제 온건론은 있을 수 없다. 모든 것을 걸고 정계개편론의 배후를 밝히자”며 강경론을 독려했다.
당 안팎과 일부 참모들 사이에서도 음모론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나오고 있으나 이 고문 자신은 일단 강공을 택하되 경선결과에 따라 수위를 조절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이 고문측의 1차 타깃은 청와대 박지원(朴智元) 정책특보다.
이 고문의 측근은 “청와대 실세가 이인제 불가론을 퍼뜨리고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고문은 “김심(金心)을 파는 사람을 축출해야 한다”면서 박 특보를 겨냥했다. 이 고문측이 고심하는 대목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직접 공격할 것이냐의 여부.
음모론과 관련해 김 대통령을 잘못 걸고 들어 갔다가 청와대의 강한 반발이나 동교동계의 이탈이라는 상황이 초래될 개연성도 있다.
측근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고문은 “그 문제는 나에게 맡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측은 음모설의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이 고문측은 “실세들이 김심을 거론하며 경선에 개입했다는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확인하는 대로 금주 중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고문측은 구체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춘천=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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