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부문 은메달리스트 이리나 슬루츠카야(23ㆍ러시아)가 라이벌 미셸 콴(22ㆍ미국)을 누르고 은반의 여왕에 등극했다.슬루츠카야는 23일 일본 나가노에서 막을 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독특한 점프 등 화려한 연기를 펼쳐 콴과 수구리 후미에(일본)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쇼트프로그램을 1위로 통과한 슬루츠카야는 이날도 심판 9명중 6명으로부터 1위 점수를 받았고 쇼트프로그램 3위 콴은 트리플점프 6회 등 모든 연기를 실수 없이 소화해냈지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슬루츠카야는 생애 첫 세계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월 솔트레이크 올림픽에서 신예 사라 휴스(미국ㆍ16)에 밀려 2위에 그쳤던 슬루츠카야는 러시아 국민들이 “부당한 판정 탓”이라며 자체 제작한 금메달을 수여할 만큼 기량은 빼어나지만 정상 문턱에서 번번히 좌절을 겪어왔다. 휴스는 올림픽 이후 훈련 부족을 이유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완벽한 기술에도 불구하고 표현력에서 콴에게 다소 뒤진다는 평을 받아온 슬루츠카야는 “정상에 오른 만큼 이젠 1999년 8월 결혼 이후 미뤄 온 출산에 신경쓰고 싶다”고 말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세계선수권을 4차례나 석권했던 콴은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연기중 미끄러져 동메달에 머문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3연패(連覇)에 실패한 소감을 묻자 “모든 메달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며 기회는 언제나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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