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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산책] 1974년 서독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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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산책] 1974년 서독 월드컵

입력
2002.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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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서독 월드컵은 테러의 위협을 받았던 유일한 대회였다.2년 전 뮌헨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 게릴라의 습격으로 이스라엘 선수 11명을 포함,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데 이어 월드컵을 앞두고 아랍게릴라의 습격 소문이 파다했다.

또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며 로켓탄을 발사하겠다는 서독 적군파의 위협도 뒤따랐다. 대회직전 서독 당국은 2명의 정치범을 석방하기도 했다.

개막전이 열린 프랑크푸르트의 바르트스타디움 주변에는 1,200여명의 경찰병력과 함께 전차와 바주카포까지 배치됐다. 장갑차50대, 전차 6대와 헬리콥터가 지상과 공중을 지켰고 경기장 지붕의 저격병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테러의 위협과는 별개로 월드컵은 상업화의 길로 치닫고 있었다. 66개국 3,300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결승전은 90개국에 생중계돼 8억명이 지켜보았다.

컬러 TV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서독에서는 TV수상기가 엄청 팔려나갔다. 중계권료도 8,000만달러로 치솟았다. 대회개막전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총회에선 브라질의 아벨란제가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 동유럽의 지지 속에 스탠리 라우스 회장을 물리치고 새 회장에 올랐다. FIFA는 권력이 아벨란제에게 집중되면서 부패와 부작용을 잉태하기 시작했다.

이 대회에선 또 개최국 몫이었던 개막전을 서독이 브라질에게 양보, 전 대회 우승팀이 개막전을 치르는 전통이 시작됐다.

브라질은 줄리메컵을 영구 차지한 4년전 전력이 아니었다. 브라질축구협회는 대표팀 탈퇴를 선언한 펠레를 찾는다는 광고까지 냈다. 펠레는 복귀하지 않았고 브라질은 준결승서 네덜란드에 패했다.

우승팀 서독은 1차 조리그서 76년 올림픽 우승팀 동독과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격돌, 0_1로 패했다. 하지만 서독은 이 패배로 2차리그서는 네덜란드를 피하는 행운을 안았다. 토털사커로 중무장한 네덜란드는 요한 크루이프를 앞세워 동독을 4_0으로 대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서독에는 베켄바워 외에도 골게터 뮐러가 있었다. 네덜란드는 크루이프가 페널티킥을 얻어 1_0으로 앞서지만 뮬러는 1_1이던 전반 종료직전 상대 3명을 제치고 결승골을 뽑아냈다. 뮐러는 이에 앞서 5전승 돌풍을 일으킨 폴란드와의 준결승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유승근 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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