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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고] 선진교육 현장/캐나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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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고] 선진교육 현장/캐나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입력
2002.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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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복합민족 국가이고, 이중언어 국가다. 그런데도 ‘통일되고 단결된 국가’로서 굳건히 발전 유지되고 있다. 그 힘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교육체제에서 나온다.캐나다에서 실시되는 교육의 목표와 방법은 전적으로 지방정부인 주정부 관할이다. 주정부 산하 자치단체인 시·군의 교육내용도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예컨데, 연방정부는 두 개의 공용어 정책을 표방하고 있지만, 뉴파운드랜드주 등 몇 개 주는 하나의 공용어를, 온타리오주 북쪽의 수세인마리는 5개의 공용어를 인정한다.

또 가장 인구가 많은 온타리오주는, 오랫동안 독자적으로 13학년제를 유지하다가 최근에 와서야 12학년제를 도입, 다른 주와 발을 맞추었다.

대학입학은 각 학교의 내신성적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물론 과외활동, 본인 진술서 등이 참고가 되지만, 기본적으로 내신성적만으로 평가된다.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경쟁이 약한 고등학교에서 손쉽게 내신성적을 받아 대학에 입학한다면 부당하지 않는가”라고 물어 본 일이 있다.

학생들은 “그럴 필요가 없을 뿐더러, 또 그렇게 대학을 가더라도 그런 학생은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질문을 한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캐나다에서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한 토의에서 쉽게, 그리고 자주 거론되는 해결방안은 ‘기본교육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는 것이다.

기본교육이란 학업 수행의 기본인 언어와 수리능력을 높이는 교육이다.

캐나다에서 언어교육에 투자하는 노력을 보면 놀랍다. 초중고 과정의 30% 이상이 언어교육이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국어교육이다. 특히 초등학교 교육은 교육활동의 반 이상이 언어능력 신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다 보니 반작용도 생긴다.

다른 것을 가르칠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고, 실제생활에서 활용하는 구어능력, 그리고 분석적이지 않는 통합적인 언어능력을 강조하다 보니 정확한 문법이나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작문능력 등을 키우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소리도 있다.

언어교육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는 국어교육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제2, 제3의 언어 교육으로 확장된다. 초중고교에서는 다양한 민족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모국어를 과외활동으로, 또는 정식 학점과정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이것은 학생들의 뿌리교육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학생들이 함양하는 다양한 언어능력은 곧 캐나다의 자산이라는 인식을 보여준다.

많은 지식을 주입하기보다는 기본적 학업능력을 중시하고, 전인교육을 강조하는 캐나다 교육에서 걱정스런 현상도 있다.

예를 들면, 캐나다 학생들이 경쟁이 심한 환경 속에서 주입식 교육을 받는다고 알려진 아시아 학생들에 비해 수학성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온타리오주 등에서는 교육개혁의 하나로 학습내용을 심화ㆍ강화하고, 전 학생을 대상으로 수리 및 언어능력을 검증하는 학력고사를 실시하는 등 끊임없이 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김영곤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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