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상을 받는 것보다 어려운 이웃들의 고단한 삶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10여년을 한결같이 어려운 이웃의 넉넉한 벗이 되어준 탤런트 정애리(42)씨가 21일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밝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사람’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가 어려운 이웃의 벗이 된 것은 1979년 드라마 촬영차 서울 동작구에 있는 고아원 ‘성로원’을 방문하면서부터.
그는 “성로원을 떠날 때 차창 밖에 뛰노는 아이들이 ‘꼭 다시 오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정씨는 이때부터 갈 곳 없는 60여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다.
촬영이 없는 날이면 새벽부터 음식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달려가, 같이 놀아주었고 일에 쫓길 때도 아이들 안부전화만큼은 잊지 않았다.
정씨의 어려운 이웃 돌보기는 최근 ‘그룹 홈(Group Home)’ 운동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4월 그가 마련한 서울 동작구 흑석동 80평 전셋집에는 90세 독거노인부터 6개월 신생아까지 모두 9명이 한 핏줄처럼 살아가고 있다.
정 씨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이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 해결에 국한되기 보다 일반 가정과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룹 홈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독거 노인 주치의 맺기 운동’ 홍보대사로도 활약 중이다. 이 운동은 의지할 데 없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가까운 지역 의사를 연결해 무료로 정기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현재 200여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주치의가 가장 필요한 분들은 늙고 병든 몸을 홀로 추스르고 있는 노인들이죠. 방문 진찰은 의료봉사 외에도 노인들의 말동무가 된다는 점에서 효과가 큽니다.”
신파극 ‘모정의 세월’ 지방공연과 뮤지컬 연습 등 꽉 짜인 일정에도 불구하고 대구 보육원 등 6곳에 다달이 후원금을 보내고 매년 300벌의 옷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주는 등 정씨의 이웃 사랑은 오늘도 지칠 줄 모른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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