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사 하야투(53ㆍ카메룬) 아프리카축구연맹(CAF)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 5월29일 서울 FIFA총회에서 열릴 차기회장 선거는 제프 블래터(66ㆍ스위스) 현 회장과 하야투의 맞대결로 굳어졌다.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출마를 모색하던 정몽준(50) 대한축구협회장의 불출마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복잡한 판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하야투의 압박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정몽준 FIFA 부회장과 손을 잡고 반(反) 블래터 전선을 구축한 하야투는 최근 FIFA의 재정남용과 4년전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린 블래터를 강도높게 압박하며 회장선거를 ‘보수와 개혁’의 대결로 몰아가고 있다.
개혁적 이미지 구축에 주력해온 그는 “승산이 없다면 출마하지도 않았을 것”이란 자신감과 함께 유럽과 아프리카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블래터의 여유
최근 집행위원회 결정으로 FIFA의 내부비리를 규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재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블래터는 재선을 확신한다.
4년전 아벨란제 전 회장의 지원에 힘입어 요한손을 물리쳤던 그는 하야투 후보와의 맞대결을 더욱 손쉬운 승부로 예상하고 있다.
북ㆍ남미는 물론 아시아의 표심을 붙잡고 있는 그는 현재 204개 FIFA 회원국 중 112개국 이상의 지지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벨라판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은 “블래터는 아시아를 포함한 전 대륙의 강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블래터의 지지세력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아프리카 지역내 월드컵 TV방영권의 무상제공과 각국 축구협회 지원을 골자로 하는 골프로젝트 등 물량공세에 힘입어 암묵적으로 유럽과 아프리카의 지지약속을 받은 상태다.
■정회장의 행보
백인우월주의는 물론 블래터의 지지도를 고려해볼 때 FIFA의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 회장으로서는 불출마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셈.
지난해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낙선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1차 3분의2득표 없으면 2차 과반득표자가 당선▼
FIFA회장은 월드컵의 해에 개최지에서 열리는 FIFA 총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된다. 204개 FIFA 회원국이 1표씩을 행사하며 1차투표에서 총 유효표중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당선 된다.
3분의 2 이상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재투표를 실시,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회장에 당선된다.
98년 파리총회에서는 블래터가 1차투표서 111표로 요한손(80표)에 앞섰으나 요한손이 2차투표를 포기, 회장에 올랐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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