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처음 1위에 등극했다. TFT-LCD는 이로써 D램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의 확실한 세계 1등 품목이 됐으며, 선두 일본을 제쳤다는 점에서도 제2의 반도체 신화 창조로 평가된다.모니터와 노트북에 주로 사용돼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우는 TFT-LCD는 지난해 시장규모가 4,500만대 정도였으나 올해 5,600만대, 2005년에는 1억대 돌파가 예상되는 첨단 유망산업이다.
20일 국제 조사통계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생산한 모니터 및 노트북용 TFT-LCD는 총 1,843만대로 세계 시장의 40.7%를 점유, 일본(36.6%)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2000년의 경우 일본이 51.9%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유지했으며, 우리나라(37.1%)는 일본에 크게 뒤져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채산성과 기술경쟁을 견디지 못해 대부분 휴대폰용 소형 LCD쪽으로 이동했으며 그 자리를 우리나라와 대만업체들이 메우게 됐다”고 말했다.
2000년 10.9%에 그쳤던 대만도 지난해 22.7%로 비약적 확장을 보였다.
업체별 순위에서도 삼성전자가 20.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고, LG.필립스 LCD가 17.1%로 2위를 차지해 국내 업체끼리 정상을 겨루는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15인치 모니터용 LCD에선 LG.필립스 LCD가 1위(18.4%), 14.1인치 노트북용 LCD에선 삼성전자가 1위(23.4%)를 나란히 차지했다. 하이디스(옛 하이닉스 TFT-LCD부문)는 세계 13위권인 3.4%의 점유율을 보였다.
반도체와 생산구조 및 경기사이클이 일치하는 TFT-LCD 시장은 2000년 500달러가 넘던 가격이 지난해 여름 노트북용이 170달러, 모니터용이 200달러까지 떨어지는 극심한 침체를 보였다.
그러나 연말이후 PC수요가 살아나면서 현재 노트북용은 220달러, 모니터용은 250달러대로 복귀했으며 금명간 각각 250달러, 300달러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50억달러 안팎에 그쳤던 우리나라의 수출도 올해는 70억달러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세계시장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해 LG.필립스 LCD는 총 1조6,000억원이 투입된 제5세대 라인투자를 금명간 마무리짓고 2ㆍ4분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며 삼성전자도 제5세대 라인에 대한 7,300억원 투자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TFT-LCD 시장의 비약적 확대가 예상되며 모니터 노트북외에 디지털 TV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넘어가면 국가별 점유율에서 우리나라는 반도체 1위자리를 내줄 수도 있어 TFT-LCD의 1위 확보는 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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