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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증시 경계론'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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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증시 경계론'잇따라

입력
2002.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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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900 고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 증시의 과열 가능성을 제기하는 외국인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 공세를 펼친 까닭에 이런 지적이 한층 주목된다.UBS워버그“비중 더 늘리는 건 위험”

■UBS워버그증권은 한국 보고서에서 종합주가지수 상승이 일정 수위에 달하면 더 이상 오르기는 어렵다는 경계론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5.5% 전후로 예상하고 국가신용등급도 상향될 것으로 전망, 주식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데다, 세계적인 투자기관들이 한국의 비중을 지나치게 높게 편입하고 있어 포트폴리오상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UBS워버그는 이에 따라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900대에서 안착할 확률을 30%, 850을 전후로 한 박스권 가능성을 60~65%로 예측했다. 결국 현재 800대 후반인 지수는 다소 한계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지금보다 더 주식을 늘려가는 것은 리스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차 금융 유통 고평가”

모간스탠리증권도 최근 한국 증시 종목들 가운데 기술주, 유틸리티 관련주, 통신주 등은 저평가 상태로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소재산업, 금융, 유통주는 이미 고평가 상태에 돌입, 추가 보유는 무리라는 견해를 보였다.

특히 모간스탠리증권은 한국의 가계 부채와 민간소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년동안 18%에서 무려 62%로 확대됐다는 것. 이러한 증가 폭은 미국의 민간소비가 1990년대 10년에 걸쳐 늘어난 것과 같다.

또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즈도 19일 우리나라의 소비 활황세가 지나쳐 경기 과열이 우려된다는 전문가 진단을 보도했다. 소비 상승세가 너무 빨라 경기 과열이 우려되고 가계 부채 증가도 걱정스럽다는 일부 경제전문가 및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소개한 것이다. 특히 주식 시장이 9ㆍ11테러 이후 6개월 여만에 무려 85%나 폭등, 과열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최근 메릴린치증권과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이 미국의 1ㆍ4분기 성장률을 기존의 3.5%에서 각각 6%와 5.2%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러한 우려에 힘을 싣고 있다. 성장률 상향 조정은 미국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미국보다 먼저 경기회복 신호를 보였던 우리나라의 경우엔 내수 호전에 해외 요인까지 가세, 조기 경기 과열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확대해석할 필요 없다

이러한 시각을 반영하는 듯 외국인은 지난달 3,703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18일까지 8,675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매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과열 경계론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난달부터의 외국인 매도는 일부 차익 실현과 과매수된 부문의 조정 차원일 뿐 우리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대증권 오현석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매도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외국인들에겐 한국만한 시장이 아직 없다는 점에서 결국 외국인은 다시 재매수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9일(거래일 기준) 연속 거래소 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날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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