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한국 방문을 이틀 앞둔 19일 도쿄(東京)의 총리관저에서 한국특파원단과 회견을 가졌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소신을 분명히 밝혔지만, 역사교과서 등 한일간 현안에 대해선 매우 조심스런 답변으로 일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_한일 공동개최 월드컵 대회가 끝난 뒤 만약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다면, 모처럼 다져진 우호 분위기가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올해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생각인가.
“시기를 봐서 판단하겠다. 지난해 양국간 표면적 마찰 있었지만 실질적 악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소 정치적 마찰이 있어도 현실의 우호ㆍ협력관계를 멈추게 하는 것은 어렵다.
한일 국교정상화 때 1년 1만명이던 양국간의 여행자 등 인적 교류가 2000년 하루 1만명이 됐다. 이런 교류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어떤 문제가 있어도 이 흐름을 멈추게 해서는 안된다.”
_4월에 발족하는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일본 정부는 어떻게 지원하는가. 연구결과를 교과서에 반영할 생각인가.
“한일 교류의 깊이를 고려하며 우호의 중요성을 서로 이해해 가자는 마음으로 추진하고 있다. 어느 나라나 역사에 대립이 있었다. 대립은 일시적이고 긴 눈으로 보면 우호관계가 중요하다.
한때 일본도 미국과 영국을 ‘귀축영미(鬼畜英美)’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최고의 우호국이자 동맹국이다. 과거사를 반성하며 역사 문화 교류 등에서 우호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건설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_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했는데, 총리는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어떤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는가. 가까운 장래에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이 재개될 가능성은 있는가.
“‘악의 축’ 발언은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화제가 됐다. 내가 느낀 것은 부시 대통령이 테러에 대한 강한 감정과 결의를 표현한 것으로 곧 북한에 대한 적대행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에겐 납치문제라는 아주 어려운 문제가 있다.
확실한 증거가 있지만 북한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에서 납치 문제를 접어두어서는 안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만난 적이 없어 어떤 인물인지 모르지만, 북한 정권은 대화나 교섭에서 아주 대응하기 어려운 정권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_정치·경제 면에서 아시아에서 일본의 지도력이 저하되고 중국의 지도력이 강회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일본의 경제발전은 한국 미국 중국 아세안 국가에 바람직한 영향을 주어왔다. 중국의 시장경제화를 환영한다.한국의 발전은 일본에도 바람직하다.한국과의 교류와 경제 연계를 어떤 형태로 취할지 함꼐 모색해 나가고 싶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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