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17일 공산주의에서 사회주의 개방경제 체제로 전환한 중국의 신흥 부자들이 상상을 뛰어 넘는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빈부격차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중국 부자들은 거부(巨富)가 되고 싶어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자본주의 물결을 타고 부동산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중국인 덩 홍(41)씨를 소개했다. 수년 전 보다 윤택한 생활을 찾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덩씨는 최근 더 큰 부자가 되기 위해 중국으로 돌아갔다.
덩씨는 “많은 외국인들이 중국에는 부자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라며 “미국에서 그냥 부자가 되는 것보다 중국에서 갑부가 되는 것이 훨씬 더 쉽다”라고 말했다. 덩씨는 호화 저택 두 채와 페라리, 벤츠, 링컨 컨티넨탈 등 36대의 최고급 승용차를 가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현재 베이징(北京)에만 BMW 3,000여대와 벤츠 수 천대가 등록돼 있으며 BMW가 현지공장 준공을 추진하는 등 중국의 고급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110만 달러(약 14억 원)가 넘는 프랑스풍의 호화 저택들은 없어서 못 팔 정도이며 펜디,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은 지난해 500만 달러(약 60억 원)를 넘어섰다.
신문은 그러나 빈부 계층 간 갈등이 중국에 심각한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사회과학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내 총 저축액의 80%를 상위 20%의 부유층이 소유하고 있으며 부유층 자제를 위한 일부 호화 유치원의 등록금은 중국 최고 대학인 베이징대학보다 비싸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빈부격차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보다는 신흥 갑부들의 생산력에 국가 발전의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이 지난해 7월 중국 공산당 창건 80주년 기념식에서 기업인 등 재계 인사들에게도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라며 “한때 노동자들의 천국이었던 중국은 이제 부자들의 천국”이라고 전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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