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호나우두(25ㆍ인터밀란)와 터키의 하칸 수쿠르(31ㆍ파르마)는 한때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지이자 맞수다.현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평가 받는 호나우두는 명성에서 수쿠르보다
앞서 있다. 그러나 오렌지 군단인 네덜란드전 결승골을 포함,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6골을 뽑아낸 수쿠르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2002 한일월드컵 예선 C조에 속한 브라질과 터키의 전력은 같은 조의 중국, 코스타리카에 비해 객관적으로 앞서 16강 동반 진출이 유력하다.
때문에 양팀의 1차전(6월13일ㆍ울산)은 유럽 축구 강국의 위상을 굳히려는 터키와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자존심과 함께 두 선수의 자존심 싸움이 관심을 끈다.
인터밀란이 수쿠르를 스카우트한 것도 호나우두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2000 유럽축구연맹(UEFA) 컵에서 터키의 갈라타사라이가 우승하자 수쿠르는 유럽 빅리그의 스카우트 열풍에 휘말렸다.
큰 키(191㎝)를 이용해 뿜어대는 헤딩과 뛰어난 슈팅 감각, 정교한 볼컨트롤 등 그는 유럽 최고 수준의 골잡이로 손색이 없었다
인터밀란은 두 선수를 투톱으로 내세운다는 명분과 함께 수쿠르를 부상이 끊이지 않은 호나우두의 대타로 활용한다는 계산을 깔고 스카우트에 공을 들였다.
1995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5경기만 뛴 뒤 “돈도 싫다, 고향에 가고 싶다”며 팀을 무단 이탈했던 수쿠르도 투톱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2000~2001 시즌 계약을 맺었다.
수쿠르는 인터밀란의 공격을 주도했지만, 수비진이 수쿠르에 집중된 틈을 타 호나우두의 득점 찬스를 극대화한다는 작전은 빛을 보지 못했다. 호나우두가 시즌 내내 벤치 신세를 진데다 수쿠르도 1월 파르마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호나우두는 이제 막 부상의 터널에서 벗어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를 의심하는 축구팬들은 드물다.
97ㆍ98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에 2년 연속 오르는 등 최고 기량을 자랑했던 그의 플레이는 그만큼 인상적이었다.
그는 17세때인 93년 브라질 1부 리그 크루제이 클럽에서 60경기에 출전, 58골을 넣는 등 일찌감치 펠레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혔다.
18개월의 공백 끝에 지난해 11월 나이지리아 클럽 챔피언 에니임바와의 친선 경기에 선발 출장한 그는 이미 부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35분 동안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1골 1도움을 기록한 그는 멋진 ‘삼바 드리블’을 재연하는 등 기량만은 녹슬지 않았다.
그는 허벅지 근육통 등이 다시 도져 최근까지 벤치 신세를 져야 했지만 브라질 대표팀의 차출명령을 받고 사기가 충천해 있다.
1개월간의 자활 훈련을 마친 지금 100㎙ 전력 질주 등 모든 훈련을 소화해내고 있다.
그는 “27일 유고와의 평가전이 진짜 재기무대가 될 것“ 이라며 “히바우두(바르셀로나) 등과 힘을 합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나우두
생년월일=1976년9월22일
출생지=리우데 자네이루
소속팀=인터밀란
체격=183cm,74kg
경력=1996.97 FIFA올해의 선수,1997유럽 최고선수
▼수쿠르
생년월일=1971년9월1일
출생지=사카르야
소속팀=파르마
체격=191cm,83kg
경력=1996~98 3년 연속 터키리그 득점왕,월드컵 예선6골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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