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ㆍ경남 출신 노무현 후보가 1위를 차지한 민주당의 16일 광주 경선 결과는 지역주의 타파, 호남 민심의 탈(脫)DJㆍ동교동화, 여권 지지층의 영남 후보 경쟁력 평가 문제 등과 연관 지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우선 호남에서부터 지역주의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적극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호남 민심의 핵이랄 수 있는 광주 선거인단이 영남출신 노 후보와 김중권 후보에게 47.3%의 표를 몰아줬기 때문이다. 호남 출신인 한화갑 정동영 두 후보의 득표율은 합쳐서 21.3%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10일 울산에서 노ㆍ김 두 후보가 57.2%, 17일 대전에서 이 지역출신 이인제 후보가 67.5%의 표를 얻은 것을 보면 지역주의의 행태는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역주의를 넘어선 광주 경선결과가 앞으로 영남지역의 경선에서 어떤 반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번 경선 결과에선 호남 민심의 ‘탈DJㆍ동교동’ 경향도 확실히 읽어낼 수 있다.
정치적으로 호남을 장악하고 있는 동교동계 신ㆍ구파가 각각 이인제 한화갑 후보를 위해 뛰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대선후보 선택 기준이 출신지 또는 DJ정권에 대한 기여도에서 본선경쟁력 쪽으로 바뀐 게 광주 이변의 주요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인제 후보측은 그 동안 “이 후보가 DJ 당선의 1등 공신이었으니까 이번에는 호남에서 이 후보를 도와줘야 한다”는 ‘보은(報恩)론’을 폈다.
반면 노무현 후보측은 영남출신의 본선경쟁력을 강조해 왔다.
사퇴한 김근태(金槿泰) 후보 진영의 노 후보 지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간발차로 앞선 최근 여론조사 결과 등도 광주선거인단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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