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 저녁과 한낮의 기온차가 커서인지 감기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이럴 때 비타민C와 감기 예방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30여년 전 폴링이라는 유명한 미국의 과학자가 ‘비타민C와 감기’라는 책에서 비타민C를 하루 1~2g(오렌지 12~24개에 해당하는 양) 먹는 이른바 메가요법(megadose)으로 감기 예방과 치료는 물론 암 예방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이후 비타민C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비타민C 메가요법은 폴링의 믿음과는 달리 그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못했다.
이제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비타민C는 감기를 예방하지는 못했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을 조금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비타민C 2g을 매일 먹고 있는 한 친구는 메가요법의 임상 효과가 아직 명확히 입증된 건 없더라도 건강에 유해하지 않고 비용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으니 적어도 위약효과 그 이상은 기대할 수 있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비타민C 메가요법이 무해한 것만은 아니다.
하루 1g 정도까지는 체내에서 처리를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면 설사 증세가 잘 나타나고, 소변의 수산염 농도를 높여 신장 결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고용량의 비타민C는 체내 조직에 과다한 철분을 축적시켜 간, 췌장, 심장 등 장기에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 섭취를 조금만 늘려도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있으며, 암 예방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하루 120~200mg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타민C는 감귤류의 과일을 비롯한 각종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므로 과일과 채소를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굳이 보충제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노인, 흡연자, 상습 음주자, 당뇨병 환자 등은 하루 200~500mg 정도의 비타민C 보충제를 권하고 싶다.
노인들의 비타민C 복용은 인지 기능, 기억력 등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