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들 힐러리가 되지 말란 법이 있나.”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부인 티퍼 고어 여사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 힐러리 상원의원의 뒤를 이어 상원의원의 꿈을 모색 중이다
미 언론들은 16일 티퍼가 남편이 1983년부터 1993년까지 역임했던 테네시주 상원의원직에 출마할 뜻을 갖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티퍼의 정계 진출 이야기는 부통령에 나서면서 상원의원 자리를 내놓은 고어의 뒤를 이은 공화당의 프레드 톰슨 의원이 올 가을 정계은퇴를 선언하기로 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 소식을 접한 테네시주 민주당측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감을 물색하다 먼저 고어 전 부통령에게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가 고어가 고사하자 대타로 티퍼에게 출마를 권유했다. 별로 정치에 관심이 없던 것처럼 보였던 티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의 정치분석가들은 최근 고어 부부가 고향인 테네시 내슈빌에 새 집을 구입하려고 한 점을 들어 티퍼가 결국 출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고어 가족은 티퍼가 출마해서 당선될 경우와 낙선한 경우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설욕전을 벼르고 있는 고어는 티퍼가 당선될 경우 지난 대선에서 부시에게 패배했던 테네시주 선거에서 권토중래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만약 낙선하면 대선출마 자체가 타격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민주당측에서는 2차례나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에 나선 거물인데다 지역 인기도가 높은 라마 알렉산더 전 테네시주지사가 공화당 후보로 나설 것이 확실한 현실에서 그에 맞설 후보로 티퍼 만한 인물이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보스턴대와 테네시주 밴더빌트대학을 마치고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방신문 테네시안에서 사진기자를 했던 티퍼가 상원의원에 당선될 경우 정부통령 부인 모두가 상원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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