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5명은 17일 이국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밤을 뜬 눈으로 지새다 시피했다.몇 시간 후면 그토록 염원하던 남한 땅을 밟게 된다는 기대 때문인지 이들은 긴장과 피로에도 불구하고 18일 새벽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들이 리노이 아키노 공항 도착 후 머문 곳은 마닐라 중심지구인 공항 인근 케손시의 아귀날도 군 기지 내 정보본부 건물로 주변에는 경계태세가 부쩍 강화됐다.
탈북자들은 이날 오전 전날 밤 서울에서 급파한 의료진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심신의 안정을 되찾았으며 건강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시간은 대부분 한국으로 가는 데 필요한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처리하는 데 보냈다”고 익명을 요구한 현지 소식통이 밝혔다.
손상하(孫相賀) 주필리핀 대사는 이날 오전 대사관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는 안가는 에어컨뿐 아니라 농구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아이들 표정이 무척 밝았다”며 “우리 의료진에게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은 가족 단위로 방을 썼으며 건물 내부에서 이동은 자유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닐라 뷸리틴’ 등 현지 언론들은 이들의 체류 사실을 비교적 상세히 보도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로일로 골레즈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자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북자들이 몸은 입국했지만 기술적으로는 입국한 게 아니다”라며 “체류를 결정한 사람은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테오피스토 긴고나 부통령, 그리고 나”라고 밝혔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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