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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25명 서울로 /北 아직 침묵…곧 성토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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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25명 서울로 /北 아직 침묵…곧 성토 나설 듯

입력
2002.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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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탈북자 25명이 베이징 주재 스페인대사관을 거쳐 필리핀으로 망명한 사건에 대해 15일까지 침묵으로 일관했다.평양방송 등 북한 언론은 이날 김일성(金日成) 주석 90회 생일(4월15일) 행사 준비상황 등 일상적인 보도만 계속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장길수군 가족이 유엔난민 고등판무관실(UNHCR)에 진입했을 때는 3일 만에 “피난민이 아니라 비법(非法)월경자”라며 남한 정보요원의 책동이라고 주장했다.

1997년 2월 황장엽(黃長燁) 노동당 비서 망명 사건 때도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남한 행이 최종 확정되자 외교부(현재 외무성) 대변인 성명으로 황씨를 성토했다.

북한은 이번에도 탈북자들을 집중 규탄하고 한국 정부를 비난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스페인이나 중국 정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북한이 외교관계를 맺기 위해 공을 들인 유럽연합(EU) 의장국이고, 중국은 북한의 탈북자 정책을 지지하는 ‘혈맹국’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길수군 가족 사건 때도 “조ㆍ중 간에 피난민은 존재하지 않음을 공식 확인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탈북자 송환의 명분이었던 ‘변경(국경) 협정’의 엄격한 적용을 중국 당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또 비슷한 사건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지린(吉林) 등 동북 3성에 퍼져 있는 탈북자에 대한 단속 활동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길수군 가족 사건 이후 압록강 및 두만강 지역 국경수비대 병력을 확대ㆍ재편했다.

이와 관련,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건 당사자들은 목숨을 걸고 대사관 진입을 시도했지만, 중국을 떠도는 더 많은 탈북자들은 강제송환이라는 악몽에 시달려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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