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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나이트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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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나이트라인

입력
2002.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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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BC방송의 ‘나이트라인’은 5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심야 시사 프로그램이다. 30분짜리 이 프로그램에는 미국과 세계에서 벌어지는 뜨거운 이슈가 올려진다.생동감 넘치는 현장르포, 세계각국의 대통령과 총리 등 거물급 뉴스메이커와의 화상인터뷰, 세계적 전문가들의 해박한 지식이 긴박하게 쏟아진다.

그러나 이 뉴스쇼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앵커를 맡은 테드 카플이라는 40년 경력 저널리스트의 캐럭터와 진행 능력의 덕이 크다.

■ 나이트라인은 카터 대통령의 이란 인질구출작전이 실패하여 미국인의 위기감이 컸던 1979년 시작되었다. ABC방송은 월남전 종군기자 출신인 카플을 앵커로 내세워 임시 특집방송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시청률이 좋자 정규 프로그램으로 승격했다. 뉴스진행의 입체성도 그렇지만 앵커의 냉정한 뉴스해석 능력과 칼날같은 진행이 호소력을 발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프로그램이 22년을 장수할 수 없었을 것이다.

■ 나이트라인에 등장한 한국인도 꽤 된다. 그 첫 출연인물이 1982년 라스베이거스의 링위에서 쓰러진 후 영영 일어나지 못한 복싱선수 김득구의 어머니가 아닌가 생각한다.

당시 나이트라인은 프로복싱의 위험성을 이슈로 떠올렸고, 그 후 15라운드의 복싱경기가 12라운드로 줄어들었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이 폭발했을 때도 한국문제가 나이트라인에 등장했으며 현홍주씨를 비롯한 몇명이 카플의 날카로운 질문공세를 받았던 일이 기억난다.

■ 그런데 최근 ABC의 모기업인 디즈니사가 나이트라인 프로그램 시간대를 시청자들에게 더 인기있는 토크쇼로 바꾸기 위해 CBS의 데이비드 레더먼과 스카우트교섭을 벌여 미국방송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레더먼은 ‘김동성선수의 개고기’ 발언으로 우리에게도 유명해진 NBC방송의 제이 레노와 함께 미국 토크쇼 진행의 쌍벽이다.

레더먼 스카우트 교섭은 불발로 끝났지만 나이트라인의 앞날도 불분명하다. 미국얘기지만 양질의 프로그램이 코미디쇼에 밀려나는 시대적 변화가 씁쓸하게 느껴진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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