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5명이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 대사관을 택한 것은 거사 마지막 순간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이 배포한 성명서를 보면 ‘스페인 대사관’이라는 문구를 진입 직전 급하게 넣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의 망명 요청을 도운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러스텐씨는 “당초 독일 대사관을 목적지로 계획했으나 13일 밤 갑자기 경비가 삼엄해져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스페인 대사관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스페인 대사관 근처 유엔난민 고등판무관(UNHCR) 사무소에도 수 일 전부터 망명을 타진하는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진입 당시 스페인 대사관은 경비가 허술했고, 정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또 정문의 높이도 1.5m로 비교적 낮아 만약의 경우 닫히더라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더욱이 이 대사관은 둥즈먼와이(東直門外) 대로변에 위치한 데다 평소 중국인들의 비자 신청이 많아 외부인 출입이 잦은 곳이다.
상당수 북한인들도 원양어선 취업 등을 위해 이 곳을 찾고 있어 접근하더라도 의심을 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스페인이 임기 1년의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이라는 점도 감안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권문제에 유연한 입장인 유럽에 탈북자 실태를 고발하는 효과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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