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갈피 / 이젠 나를 위한 책도 구입하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갈피 / 이젠 나를 위한 책도 구입하자

입력
2002.03.15 00:00
0 0

결혼 전 아내와 만나던 장소는 도심의 대형 서점이었습니다. 서점 가운데 자리잡은 사회과학도서 코너였지요. 기다리는 짧은 시간동안 꽤나 많은 책을 뒤적거리고 새 책들을 훑어보곤 했습니다.먼저 온 사람이건, 늦게 온 사람이건 말없이 책을 보다 한 권씩 사들고 나오기도 하고 책 표지 안쪽에 어설픈 감상을 적기도 했습니다.

결혼 후에도 한동안 그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늘어난 식구와 함께 어린이책 코너에 가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책을 좋아하느냐, 유감스럽게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책 읽는 아이의 모습을 그려가며 부지런히 서점으로 데리고 다녔습니다.

주말 또는 휴일 오후, 대형 서점의 어린이책 코너에 한번 가보신 분이라면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부모와 어린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것입니다.

그 복잡한 서점에서, 아직 말문도 트이지 않은 꼬마에서부터 조금 더 자란 유치원 아이에게까지 선 채로 책을 읽어주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면 가히 놀랄만 합니다.

그 때문인지 어린이책은 학습서와 더불어 요즘 가장 큰 재미를 보고 있는 분야입니다. 해마다 20% 이상 발행종수가 증가하고 있어 내기만 하면 돈벌이가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지요.

출판가에서는 아이에 대한 우리 부모의 극성스러움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른들이 읽는 책은 어떨까요. 아쉽게도 발행종수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도 문학은 0.4%, 사회과학은 3.8%가 감소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물론 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에게는 뭐든 다 해주면서도, 정작 어른 스스로는 최소한의 투자조차 하지 않는 현상이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요.

출판가에서는 그런 점에서 앞으로 어른 책이 각광받을 가능성에 회의를 나타냅니다. 아이들에게만 책을 사줄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책도 구입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