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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개운찮은 訪中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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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개운찮은 訪中무산

입력
2002.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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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4명이 재외동포법 개정 입법 활동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려다 무산된 사건의 뒷맛이 개운치 않다.우리 국회의원들이 중국 동북 3성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방중을 허가하겠다는 중국에 대해 “방중 활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이의를 제기한 것은 옳다.

재중 동포 밀집지역인 동북3성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재외동포법 개정과 관련한 의원들의 방중 활동 목적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하지만 소수민족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이 동북 3성의 조선족 문제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조선족은 우리에겐 재중동포이지만 중국엔 엄연한 자기네 국민이다. 자칫 잘못하면 양국 간에 매우 난감한 주권 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우리 의원들과 외교당국이 훨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도 일이 그렇지 못했다.

의원들은 중국이 일정을 20일쯤 시작 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방중 날짜를 13일로 앞당겨 잡았다. 비자 신청 하루 만에 중국측의 비자거부 사실을 공개한 것도 성급했다.

물론 의원들의 노력으로 ‘방중 비자 자체를 내줄 수 없다’는 지난 1월의 중국 입장이 이번에 조건부 허용으로 변화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의원들이 중국측의 주권 사항인 비자발급을 이번에 또 다시 정면으로 문제 삼은 것이 이 사안을 풀어가는 데 보탬이 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재중 동포 문제를 국민정서와 우리 입장으로만 접근해서는 풀기 어렵다. 중국을 탓하기에 앞서 그들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치밀한 전략과 지혜가 아쉽다.

younglee@hk.co.kr

이영섭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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